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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자 Oct 23. 2017

촘스키, 사상의 향연

프로젝트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철학카페]

노암 촘스키(Noam Chomsky, 1928 - )

그는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교육자, 과학자, 심리 철학자, 문화 연구가, 인식론자이다. 1960년대부터 드러내 놓고 반체제 운동을 한 그는 베트남전, 이라크전을 비롯한 미국이 가담한 다양한 전쟁에서 가해자로서 미국에 대한 비판을 한 첫 미국 지식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그는 해왕성에서 온 또라이세계의 지성, 미국의 양심이라는 양 극단의 별명을 가지기도 했다. 학자로서 존 듀이버트란트 러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언어학자로서 변형생성문법 등 언어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그가 세상이 더 나아지는데 기여한 가장 큰 바는 역시 (대기업과 정부가 어떻게 언론과 교육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국 사회의 진실을 파헤치고,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정말이지 지적인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멋진 사람이다.


촘스키, 사상의 향연 (Chomsky on democracy and education)  

천 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은 어렵다기보단 그저 너무 두껍거나 혹은 불편할 수 있다. 만약 이 책이 불편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아는 것이 많은 지식인일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대부분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거짓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더 큰 불편을 느낀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불편하다면, 마크 트웨인의 명언 <당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 리 없다고 당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를 마음에 품고 진실을 파헤쳐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게 어렵다면 이 음모론을 즐겨보겠다는 마음가짐이라도 먹고) 책을 정독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2017년 현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가 불편함보다는 시간의 부족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왜 나는 늘 시간이 부족한 삶을 살고 있는지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라도 큰 맘먹고 투자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치란 대기업에 사회에 던지는 그림자이다." (- 존 듀이) 이 그림자에 맞서기 위해서는 학교가 먼저 학생들에게 지적 자기방어의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교육이란 지금처럼 돈을 많이 벌어 소비를 잘 하게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사랑하게 만들고 그로부터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나는 지난 한 주말 진행한 철학카페 [학습] 편팟캐스트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촘스키, 사상의 향연] 편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 사회와 현실사회, 그리고 지향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교육제도와 개인의 학습 환경이 무언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나누고 싶었지만 충분히 나누지는 못했다. 이 책이 함의하고 있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고, 그보다 더 크게 이 방대한 이야기를 더 쉽게 요약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렇다.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늘어나는 글들을 잘라내며 단순함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양적 노출에 의한 세뇌가 아닌 질적 노출에 의한 이해를 촉구하고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촘스키, 사상의 향연 편]에서 나눈 이야기


1.   당신은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귀족주의자(엘리트주의자)라고 생각하는가? 그 근거는?


책 속 공유하고 싶은 한 단락 

제퍼슨은 말년에 ‘귀족주의자’와 ‘민족주의자’를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귀족주의자는 ‘국민을 무서워하고 불신하여 그들로부터 모든 권력을 빼앗아 상위계층에게 주려는 자’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주의자는 ‘국민과 하나가 되고 국민을 확고하게 신뢰하고 그들을 사랑하며 설사 항상 최고로 현명하지 않다 하더라도 공공이익을 정직하고 안전하게 지키려는 자’였다. - 프롤로그. 민주주의와 교육 中

이 질문에 열에 아홉은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대학과 교육시스템, 그리고 (대)기업이라는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한 우리들이 정말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고 있는가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 사회가 정말 민주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말이다.


2.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이란 무엇인가? 경험한 학교의 교육 방침 중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이었는가?


책 속 공유하고 인용구

교육은 마치 정원사가 어린 나무를 보듯 어린이를 대하는 것을 뜻한다. 정원사는 어린 나무를 이렇게 생각한다. 적절한 토양과 공기와 햇빛만 있다면 놀랄만한 형태로 발전할 선천적 본능을 지닌 재목이다. <버트란트 러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자유롭게 수행되는 창조적인 일이 인간 삶의 핵심적 가치이다. <존 스튜어드 밀>


3. 당신이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들은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지식이라고 생각하는가?


책 속 공유하고 싶은 한 단락

만약 당신이 왜 지식인들은 순종적이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고는 지식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해 줄 수 있다. - 21장. 언어, 정치 그리고 글쓰기 中
아무리 풍요한들 지식은 진정한 이해와는 다르다. 진정한 이해란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세계 속에서 우리가 처한 본래의 자리에 대한 통찰을 포함한다. - 11장. 학자의 정신과 임무, 그때와 지금 中


철학카페, [학습 편]에서 나눈 이야기

• 당신이 요즘 관심 있게 배우고 (학습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당신이 살면서 배운 것 중 가장 재밌게 (흥미롭게) 배운 것은 무엇이고 왜 그 배움이 재미있었다고 기억하나요?

• 살면서 배운 것 중 당신에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배움은 무엇이 있는지 공유해주세요.

• 당신이 학창 시절 배운 것 중 당신에게 가장 쓸데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당신이 경험한 (대한민국) 교육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앞으로 살면서 가장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 학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 만약 청소년 시절로 돌아간다면 자신 혹은 주변 소중한 친구에게 어떤 배움 환경을 제공/제안하고 싶은가요?


삶은 무언가를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이다. 미국 민주주의 교육의 아버지 존 듀이는 "교육은 삶을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라, 삶 그 자체(Education is not preparation for life; education is life itself.)"라고 말했다지만, 그건 교육자의 입장이고 그냥 한 명의 사람의 입장으로 다시 말하자면 "배움은 삶을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라, 삶 그 자체(Learning is not preparation for life; Learning is life itself.)"라고 말하고 싶다. 성인이 된 나, 그리고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배움을 멈추라는 혹은 멈춰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저 배움의 자유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너는 다 컸으니 네가 원하는 배움을 찾아 자유롭게 삶의 여정을 이어가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배우고 알아가기 위해 힘쓰겠는가? 아니면 혹시 제대로 알아가는 삶을 포기하고 넘쳐나는 정보더미 속에서 부유하며 살아가겠는가? 나는 나를, 진실된 세상을, 그리고 나와 세상의 이상적인 관계 알아가고 싶다.



* 철학카페는 수시로 진행되는 토론 모임입니다. 참여에 관심 있으신 분은 페이스북 페이지 철학카페에서 일정을 확인하신 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은 다양한 책과 영화 콘텐츠를 소개하고 관련 대화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아이튠즈 팟캐스트팟빵파티에서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으로 검색하시면 들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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