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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자 Jan 25. 2021

꿈꾸는 삶을 향하여

언제 어디서든 뒤돌아 봤을 때 후회 없는 삶을 꿈꾸며.. Li.ED

1.

나는 교육을 만든다? 운영한다? 어쩌면 교육을 핑계로 그저 자아실현과 자기 성장 사이 어디쯤에서 여행하듯 방랑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일에 대한 너절한 자아성찰적 기록이다. 

  

교육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 산지 어느덧 십 년이 되었다. 워커홀릭인 적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으나 성실한 근로자로 산지 꽤 된 듯 느껴지니 꾸준히 교육을 만들고, 운영하지만 차마 십 년 차 베테랑이란 말은 못 하겠다. 실제 사회에서 교육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운영함으로써 돈을 버니 산업/직업적 측면을 고려하여 내 직업에 교육을 붙였지만 사람들이 나를 비교적 낯선 교육 디자이너 대신 교육자나 강사, 선생님으로 칭하면 많이 부담스럽다. 뜻하지 않게 사기 치는 기분이랄까? 역할상 나는 '지식 전달'이나 '가르침'의 영역에서 활동하지는 않는다. 대외적으로 티를 안 내려하지만 솔직한 자기 평가를 하자면 일단 아는 게 별로 없고, 정확한 지식 습득에 별 관심이 없는 성향상 내가 아는 게 제대로 아는 것일 확률도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은 참여자들의 상호 작용이 잘 되는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그들이 서로 배움으로써 각자의 사고와 지식을 넓히고 성장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때문에 나는 교육 뒤에 디자인이라는 말을 붙였다. 참여자 자극과 성장을 위해 다양성을 담보로 시너지가 나는 학습환경 디자인이 내가 하는 일을 조금 더 명료하게 설명한다고 생각하지만 명함에 적힌 Education Designer라는 말보다 느낌이 약하고 구구절절하며 산업적 측면에서 메리트가 떨어지는 듯하여 나는 교육 디자이너가 되었다. 뭐, 산업이 교육 디자이너를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창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기에 나는 퀄리티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 상호학습 환경을 만들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사업화와 수익화에 별 재능이 없음을 알았다. 그렇게 한 삼사 년 (내 생각엔) 참여자 반응이 좋았지만 수익성이 부족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 사이 삶의 경제성이 팍팍하여 요구받은 교육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육들은 나를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래도 꾸준히 비영리성으로라도 하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하고 살고 있었는데... 10년이 지나 돌아보니 내게서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내 주변에서 없어졌다는 게 인지되었다. 어? 나 요즘 뭐 하고 있었지?  


"We’re In The Business Of Inspiration, Joe. But It’s Not Often We Find Ourselves Inspired."
_ 영화 Soul에서 Jerry의 대사 중 


2. 

지난 주말 픽사에서 나온 "Soul"이란 애니메이션을 봤다. 예고만 보고도 내가 곧 영화에 반할 것이 자명하게 느껴져, 영화 개봉을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채 두 시간이 안되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는 인생 2막, 꿈의 실현을 눈 앞에 둔 한 중년의 재즈 피아니스트 조가 갑자기 급사하여 사후 영혼세계(The great after)로 가는 계단 이르렀고, 그곳에서 벗어나려는 도망치던 중 사전 영혼세계(The great before)로 이동하면서 지구로 되돌아오기 위해 온갖 모험과 각고의 노력을 하는 내용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Inside out"과 "Coco"를 보며 머릿속 세상, 사후세계가 동요 속 도깨비나라처럼 이상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느꼈었는데, "Soul"의 사전 영혼세계는 도대체 이런 이미지들은 누구의 상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싶은 상상 이상의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영화는 환상적 이미지뿐 아니라 의미와 메타포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영화를 보며 지구행을 거부해 온 영혼 22가 지구에서 느낀 살아있음의 감정들, 쫓던 꿈이 이루어진 후 뭔가 허무를 맛본 주인공 조의 감정, 둘의 여정에서 삶의 목적인 줄 알았던 Spark가 목적이 아닌 열정, 그로 인한 삶을 살 준비가 되었음(발심)을 깨닫는 과정이 와 닿았다. 영화는 삶은 그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임을, 삶의 좁은 비전 즉, 작은 목표를 삶의 목적으로 삼는 것은 오히려 허망함을 줄 뿐일 수도 있음을, 결국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렸음을 이라는 평소 정리되지 않던 나의 생각들에 영감이 되어 작은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제 무엇을 할까? 나는 내가 가끔은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길, 타인의 빛나는 부분을 알아봐 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그럴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아야겠다. 사실 영화를 본 이후가 아니라 이전부터 이 곳을 향해 걷고 있었다. 다만 덕분에 시기가 되었음을 깨닫고 새로운 재미를 찾아, 열정을 찾아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용기내어 낯선이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함께 하실래요?    


"I'm Going To Live Every Minute Of It." _ 영화 Soul에서 Joe의 대사 중 



방자의 자아실현 프로젝트 Li.ED 안내 : https://bit.ly/3ohxJUK

Soul 예고편 : https://www.youtube.com/watch?v=Gs--6c7Hn_A

Coco 예고편 : https://www.youtube.com/watch?v=sWAZAlM9kHU

Insideout 예고편 : https://www.youtube.com/watch?v=1KGZtWbZt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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