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탐구일지 #1 _ 건강과 먹거리
지난 라이드 창의성 탐구의 결론으로 나는 "창의적 몸 쓰기"에 도전하기로 했고, 검색을 통해 서울즉흥잼이라는 커뮤니티를 알게 되어 모임에 참여했다. 느슨한 연대로 진행하는 방식이 흥미롭고 참여 만족도가 높았다. 이번 건강탐구 정기모임이 최소모임 인원 모집이 되질 않자 나는 거기서 얻은 영감을 차용하여 "새로운 방식(느슨하고 자유로운 팝업 모임)"으로 운영해 보기로 결심했다.
홍보를 첫 모임 당일에 진행했는데 앞으로 모임 알림을 하겠다고 만든 오픈카톡방에는 열명이 넘게 들어왔지만, 사실 모임에 참여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딱 2명이었다. 아무도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읽을 책을 옆에 두고 문을 열었는데 시간 맞춰 참여한 익숙한 얼굴이 얼마나 반갑던지.. 라이드 탐구모임에 여러 번 참여했던 크루라 자연스럽게 안부와 체크인, 주제 대화를 나누었다.
Q. 오늘 먹은 음식 중 건강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음식과 이유를 공유해 주세요. (체크인 질문 중)
답변을 주고받으며 우리가 음식에 대해 정확하지 않는 정보에서 기반한 선입견,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명이 탄 빵의 효능에 대한 정보, 생각을 다르게 가지고 있는 것만 봐도 그랬다. 건강과 음식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적당히 건강을 고려한 판단을 하며 먹고 산다. 누구는 매일 한 잔씩 술을 마시며 그래도 과음해서 필름이 끊기는 것보다 훨씬 나은 습관이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구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과음을 해도 며칠의 동안 금주하면서 간 혹은 뇌의 우선순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보차이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격차일 뿐이다. 식습관에서 정보의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영감을 얻은 흥미로운 부분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고기를 먹고살면서도 채식이 더 건강하고 채식을 하는 게 좋은데 편의성과 맛의 즐거움 때문에 쉬이 발들이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나는 개인의 "건강"이 아닌 "동물권"의 이슈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의 식단도 똑같이 채식이라 불리나 그 구성과 효능은 건강을 목적으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식단과는 퍽 다르다. 재료가 야채, 채소, 고기인지 보다 중요한 건 "신선한 재료"에 기반한 "적절한 영양소"가 공급되고 있는지가 아닐까?
이야기에 결말에 이르러, 나름 정리하게 된 건강한 식습관은 어느 한쪽(그것이 채식일지라도)에 치우친 것이 아닌 다양한 섭취(다양성의 가치를 늘, 매우 중요시하는 편)와 덜 정제, 가공된 자연식을 일상 먹거리에 늘리는 것이다. 또한, 칼로리의 섭취에 있어서도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중도를 잘 찾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중도, 적당함을 잘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의 삶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10년 전쯤 어떤 분이 내게 해 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건강탐구를 하면서 읽은 책,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의 한 챕터 제목인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의 맥락과 맞닿은 구석이 있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몸이 투명하다고 생각하고, 지금 입 속으로 넣는 음식이 몸에서 어떻게 이동하며 소화되고, 남고, 배출될지를 상상해 보라. 나를 구성하는 내 몸이, 몸의 건강이 내가 먹는 것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조금 다르게,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1. 다양한 쌈채소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쌈채소 서로 추천하기
2. 자신의 먹거리를 세세히 관찰하고 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음식 찾아 공유하기 (줄이기)
앞으로 5주간 진행할 <건강탐구 팝업대화> 첫 번째 대화가 끝났다. 혼자 하던 생각을 대화로 꺼내니 훨씬 더 잘 정리되었고, 확장할 수 있었고, 게다가 목표 정리까지 되어서 좋았다. 이런 게 대화의 힘인 듯. 매주 한 두 명씩 함께하는 이가 늘어나고, 새로운 사람을 환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퍽 만족스러운 탐구모임이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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