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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 그릇 Aug 15. 2022

작은 성공을 하자: 런데이

 어렸을 적 나는 달리기가 매우 싫었다. 매번 체력장 때마다 했던 단거리 달리기는 남자애들 못지않게 잘 뛰었는데 장거리 달리기에는 유독 취약했다. 오래 달리기 기록을 잴 때면 나는 항상 마지막으로 완주하는 아이였다. 뛰고 뛰다가 힘이 들면 결국 걸어버리기 때문이었다. 이런 나에게 달리기란 절대 넘을 수 없는 장벽 같았다. 그렇게 초등학교 이후로는 달리기와 척을 짓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핑크런 마라톤'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라톤 참가비 전액이 저소득층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비로 쓰인다. 당시 나는 봉사활동이나 기부에 관심이 많아서 유니세프에 정기 후원을 하기도 하고, 머리를 길러서 소아암 환우에게 기증을 하기도 했다. 그런 내게 핑크런 마라톤은 또 한 번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고, 처음으로 마라톤 참가신청을 한 계기가 되었다.



달리기를 해보자


문제는 내가 오래 달리기에 취약하다는 것이었다. 5분도 제대로 못 뛰는데 어떻게 10km를 쉬지 않고 달리 수 있을까. 내가 괜히 오기를 부렸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나 후회는 소용없었다. 이미 등록을 했고, 계기 또한 있었으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론은 10km를 완주하는 수밖에 없었다.


검색창에 '마라톤 연습'을 적고 어떤 식으로 연습해야 하는지 찾아봤다. 그러다 <런데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런데이는 30분 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훈련 어플인데, 인터벌을 통해 조금씩 달리는 시간을 늘리도록 해준다.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나도 오래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바로 어플을 설치했다.


런데이 달리기 훈련은 주 3회 인터벌 프로그램으로 훈련기간은 총 8주이다.


1주 차 1일에는 1분을 달리고 2분을 걷는다. 이렇게 달리고 걷는 것을 총 4번 반복한다. 시간이 점점 늘면서 3주 차에는 2분을 달리고 2분을 걷는다. 또한 4번을 반복한다. 6주 차에는 4분 달리기와 2분 걷기, 7주 차에는 10분 달리기와 3분 걷기 등 조금씩 달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8주 차 마지막 날에는 30분 동안 쉼 없이 달릴 수 있게 된다.


달리는 시간을 1분부터 시작해 조금씩 늘리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사람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달리는 시간을 조금씩 늘릴 수 있다. 만약 힘들다면 단계를 반복할 수도 있다. 오늘 5분 동안 뛰는 게 너무 힘들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내일 다시 5분을 뛰는 것이다.


반복해서 뛰다 보면 체력도 늘어나고 달리는 것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5분 달리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게 된다. 이렇게 목표(일정 시간)를 두고 달리기에 성공하면 해냈다는 성취감과 포기하지 않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 어플의 또 다른 장점은 '스탬프'다. 하루하루 달릴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준다. 그렇게 쌓은 스탬프를 월별 달력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 한 달 동안 달리기한 일수를 모아 보면 마치 어릴 적 포도알 스티커를 받는 듯한 성취감이 생긴다. 스탬프를 더 받기 위해서 또 달리고 싶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작은 성공을 위한 도파민을 분비하는 7가지 방법


이렇게 달리기를 반복하며 성취감을 얻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이란 신경물질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의욕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준다. 물론 게임이나 유튜브 등 같은 것으로도 도파민을 채울 수 있고, 또 중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성취감을 통한 도파민 분비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함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준다. 이 도파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목표 달성'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파민을 분비할 수 있는 7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목표를 세우는 습관

2. 목표를 이룬 자신을 시각화하는 습관

3. 목표를 확인하는 습관

4. 긍정적으로 일하려는 습관

5. 목표 달성 시 보상하는 습관

6. 목표 달성 후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

7. 1번부터 6번까지의 지속적인 반복

[출처 : 성공을 위한 도파민 관리법, 김승후]


런데이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데 최적화된 어플이다. 8주 동안 훈련을 통해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리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달리기 기록을 시각화해준다. 달릴 때마다 스탬프를 줘서 목표를 확인하고 정신적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달리기 훈련이 단계별로 되어있어 목표 달성 후 더 높은 목표가 자동으로 생긴다.


그렇게 8주 차 달리기 훈련을 마무리하고 대망의 대회날이 되었다. 연습한 덕에 30분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는데, 내가 신청했던 10km 코스는 적어도 한 시간이 걸릴터였다.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하며 출발선을 나섰다.


처음 30분은 연습한 대로 페이스에 맞춰서 달렸다. 8주 차 코스가 끝난 뒤에도 여러 차례 30분 달리기를 했으니 많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40분 후반대부터였다. 거리가 얼마 남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슬금슬금 올라왔다. 단단히 뭉쳐진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느껴졌고, 종아리가 당기는 듯했다.


달리는 대신 걸을까 생각을 수십 번 하다가 '아니야, 40분도 쉬지 않고 달렸는데 남은 20분 정도 못 뛰겠어? 두 달 넘게 달리는 연습도 했잖아. 천천히 뛰더라도 달리는 걸 멈추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를 좀 더 낮춰서 빨리 걷기를 하는 사람보다도 더 느린 속도로 달리고 있었지만, 결코 완주선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10km 달리기에 도전했다면 완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릴 적의 나처럼 중도 포기하고 걸어서 완주선에 들어왔으리라. 하지만 달리기 시간을 늘리며 훈련을 해온 덕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30분을 달렸다면 1시간 또한 달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이처럼 작은 성공은 중요하다.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무리한 계획을 세운다면 결국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중도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작은 성공을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신뢰를 가진다면 어려운 목표가 생기더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이제껏 해온 일이라면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작은 성공을 하자


 나는 요즘 매일 러닝을 한다. 아직도 런데이 어플을 활용하고 있다. 뛸 때는 힘들더라도 운동이 끝나면 만족스럽다. 스탬프를 채우는 것을 보며 성취감도 얻고, 그날의 기록을 SNS에 기록하기도 한다. 목표를 이룬 것에 보람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다 보면 더 힘든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 또한 생긴다. 이 자신감은 달리기 뿐만 아니라 다른 일상에도 적용된다. 아무리 달성하기 힘든 목표처럼 보여도 차근차근해나간다면 이룰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음 날 또 달리러 나간다.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개기, 물 한 컵 마시기, 식후 10분 걷기, 하루 10페이지 독서하기 등 자신이 원하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자. 중요한 건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작은 성공을 반복하는 것.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신뢰를 쌓아가자.


그럼 나는 어떠한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작은 성공을 할 것인지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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