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환경공무관의 하루
어느 때와 다름 없는 새벽을 열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청소담당 공무원을 통해 한 통의 민원을 접수하였다.
차 밑에 고양이가 죽어 있다고 합니다.
주소 보내드릴테니까 처리 부탁드려요.
짧은 문자이었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불편함이 있었고,
동시에 작은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이 함께 담겨있었다.
* 동물 사체에는 기생충이나 세균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처리를 직접 하고 싶더라도 직접 맨손으로 만지는 것은 위험하다. 발견하였다면 지체하지 말고 관할 구청과 동주민센터에 신고를 해야한다.
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법은 각 지자체마다 다르다.
보통은 관할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 신고하고, 담당 공무원이 처리할 방법을 알려준다.
보통은 수거하여 소각처리를 한다.
현장에 도착했다.
주차된 차량 아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양발을 벌린채로 있었다.
이미 숨이 끊킨 지 시간이 꽤 지난 듯 했다.
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건 누구에게나 처음이고, 낯선 일이다.
솔직히 너무 당황스러웠다.
환경공무관의 업무 중에서 사체 처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사체를 수습했다.
체온이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경직되었고, 차가웠다.
누군가에게 사랑과 미움을 받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지나가던 길고양이었겠지만,
이 작은 생명도 분명 이 거리를 살아온 존재 중 하나였다.
수습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어떤 이는 고개를 돌렸고, 어떤 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담담히 사체를 담았다.
회사 생활에서의 업무에서는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서가 있다.
이 일에 대한 별도의 행동 지침서는 없다.
아직은 이 일이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리 익숙해진다 하더라도 생명을 대하는 일이 단순한 처리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에 환경공무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길에서 죽은 동물을 본 적이 있더라도
얼른 눈을 피하고 그냥 지나쳤다.
누군가 치워주겠지, 하고 말이다.
이제는 그 '누군가'가 나다.
죽은 길고양이를 위해 3초간 기도를 해주었다.
사체를 수습하고 나서 그 자리를 깨끗히 정리했다.
흔적이 남지 않도록, 다시 일상이 흐를 수 있도록 말이다.
돌아오는 길, 문득 생각했다.
거리를, 골목을 깨끗하게 한다는 건
단순히 쓰레기가 없다는 의미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 불편한 것들을 정리하고
누군가 마주하기 힘든 순간들을
대신 감당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일을 영광스럽다거나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한다.
그리고 오늘은, 그 누군가가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