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다인, 요오드란 미네랄 들어보셨나요?
아이오다인(Iodine) 혹은 요오드라고 하는 미네랄을 흔히 미역이나 다시마에 많이 있는 원소로 알고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수적인 미량원소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의학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해왔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의료계에서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던 요오드는 20세기 중반 이후 과도한 우려와 함께 그 사용이 제한되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요오드가 대사 조절과 뇌 발달을 포함한 다양한 핵심 생리기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번 포스팅을 비롯하여 숨겨진 의술이란 테마로 각 미네랄 원소들에 대해서 좀더 깊이 살펴보는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19세기 의료계에서는 "어디에, 무엇에, 왜인지 모른다면 K와 I를 처방하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요오드화칼륨(KI)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제제는 1829년 프랑스 의사 장 루골(Jean Lugol)이 개발한 루골 용액(Lugol's solution)으로, 갑상선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성 질환과 염증성 질환에 적용되었다.
당시 의사들이 요오드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겼던 배경에는 실제로 관찰되는 치료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요오드의 항균, 항바이러스, 항염 작용은 감염성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당시에 상당한 임상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20세기 초 미국 오대호 지역은 "갑상선종 벨트(Goiter Belt) 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갑상선종이 만연했다. 1923-1924년 미시간 주 보건부의 조사에서는 학령기 아동 66,000명 중 39%가 갑상선 비대를 보였으며, 오하이오 주와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도 유사한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1920년대부터 요오드화 소금의 사용이 공중보건 정책으로 도입되었다. 요오드 강화 소금은 갑상선종 발생률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성과를 보였으며, 이는 요오드 결핍과 갑상선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1948년 Wolff와 Chaikoff는 쥐 실험에서 혈장 요오드 농도가 높아질 때 갑상선의 요오드 유기화가 억제된다는 급성 Wolff-Chaikoff 효과를 보고했다. 어렵게 들리지만 한마디로 요오드를 과복용하면 갑상선 호르몬이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소리다. 이 연구는 2mg 이상의 요오드 섭취가 과도하고 잠재적으로 해롭다는 결론으로 해석되어 식품 공급원에서 요오드를 제거하는 광범위한 정책 변화를 초래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 실험이 쥐의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은 방법론적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한 쥐의 연구 결과를 인간의 것으로 추정하여 용량을 설정했다는 문제점도 있다. 더욱 더 중요한 사실은 Wolff-Chaikoff 효과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대부분의 경우 수일 내에 '탈출(escape)' 현상이 일어나 정상적인 갑상선 기능이 회복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요오드의 복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계속해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소금을 적게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 마냥...
요오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제빵업체들은 빵 반죽 조절제로 사용하던 요오드산칼륨을 브롬산칼륨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변화는 요오드 섭취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독성이 있는 브롬산염 노출을 증가시키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브롬, 불소, 염소와 같은 할로겐 원소들은 요오드 수용체를 경쟁적으로 차지하여 요오드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로 말미암아 오히려 갑상선의 혹이라든가 유방의 멍울이나 암, 그리고 자궁및 전립선쪽과 같이 요오드를 많이 소비하는 장기일 수록 문제가 심하게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요오드 결핍 상태에 있으며, 학령기 아동의 29.8%가 요오드 결핍에 해당한다. 요오드 결핍은 아동에서 예방 가능한 뇌손상의 주요 원인이며, 인지능력과 운동발달 장애를 유발한다.
성인에서 요오드 결핍은 인지기능 저하, 정서적 무관심, 학습능력 감소, 생산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연구들은 요오드가 갑상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요오드 섭취와 대사증후군, 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되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요오드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생리학적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항암 효과: 세포사멸(apoptosis) 유도를 통한 종양 성장 억제
항염 작용: 알레르기 반응과 자가면역 반응의 조절
항산화 효과: 활성산소 제거와 세포 손상 방지
해독 기능: 중금속 배출 촉진
방사선 보호: 방사성 요오드로부터의 갑상선 보호 ( 이 현상을 반대로 이용하여 갑상선암을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로 치료한다. 이로 인해서 또다시 사람들은 요오드가 많이 든 해조류와 같은 음식을 먹지 말라고 지시받는다.)
일본인의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하루 13.8mg으로, 미국 정부 권장량(150μg/일)보다 약 90배 많다. 흥미롭게도 일본은 유방암 발생률과 영아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세계에서 국민 평균 IQ 가 가장 높다고 한다. 이러한 지능과의 관계도 요오드와 깊은 관련을 갖는데 이러한 역학적 관찰은 현재의 요오드 권장량이 과도하게 보수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고용량 요오드 보충을 모든 이들에게 무조건 권장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개인의 갑상선 기능 상태, 기존 질환, 다른 할로겐 노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의학적으로 명확한 요오드 보충의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임신 및 수유부: 태아와 신생아의 뇌 발달을 위한 필수 영양소
요오드 결핍 지역 거주자: 갑상선종과 크레틴증 예방
갑상선 기능저하증: 요오드 결핍이 원인인 경우
방사선 응급상황: 방사성 요오드 노출 시 갑상선 보호
요오드 보충 시 고려해야 할 주의사항:
기존 갑상선 질환: 하시모토 갑상선염, 그레이브스병 등
약물 상호작용: 리튬, 아미오다론 등과의 상호작용
개인별 민감도 차이: 일부 개인에서는 소량으로도 갑상선 기능 이상 발생 가능
요오드 상태 평가를 위한 현대적 방법들:
소변 요오드 농도: 최근 요오드 섭취 상태 반영 (참고로 24시간 소변을 모아서 진행하게 됨)
갑상선 초음파: 갑상선 크기와 구조 평가
갑상선 기능검사: TSH, T3, T4 수치 모니터링
항갑상선 항체: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 감별
요오드의 의학적 활용에 대한 인식은 19세기의 과도한 낙관에서 20세기 중반의 과도한 우려를 거쳐, 현재는 보다 균형 잡힌 과학적 접근으로 발전하고 있다. 요오드는 대사 조절과 뇌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핵심 생리기능에 필수적인 미량원소이다.
Wolff-Chaikoff 효과에 기반한 과도한 '요오드포비아'는 방법론적 한계와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으며, 현재는 더 정교한 연구 방법과 장기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요오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평가하고 있다.
향후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개별화된 요오드 요구량 산정: 유전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
갑상선 외 효과의 기전 연구: 항암, 항염, 대사 개선 효과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장기간 안전성 연구: 다양한 용량에서의 장기 추적 관찰
할로겐 상호작용 연구: 브롬, 불소, 염소와의 경쟁적 억제 메커니즘
요오드의 진정한 의학적 가치는 균형 잡힌 임상적 판단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재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후에는 필자의 요오드 요법과 임상적 적용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