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대한 낡은 상식을 뒤엎는 정밀의학
"감기는 독감 바이러스 때문에 걸리는 거야."
"저 병은 특정 유전자가 원인이래."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건 전립선 비대증때문이라 전립선 수술이 필요해"
우리는 종종 질병의 원인을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곤 한다.
마치 스위치를 켜고 끄듯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질병을 일으킨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면에는 가성비와 같은 효율성이란 것이 짙게 깔려 있다
사실 의료 제공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의료 이용자의 양측면에서 보자면
그런 식의 이야기가 서로 납득하기 편할수 있다.
대체 무슨 말이냐??
원인이 다양하면 의사로써 너무 많은 말을 해야하며 너무 많은 옵션들을 고려해야한다. 치료 방법 역시 하나로 정하기가 어렵고 많은 가능성들을 고려하다보면 의사의 말끝에 힘이 없어진다. 진료를 받는 환자, 역시 난색을 표하며 어째야 하나 싶다. 무릇, 너무 많은 것들을 말하면 다 주워 담기도 어렵다.
하지만,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연구는 이러한 낡은 상식을 뒤흔들고 있다. 질병은 단일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질병의 원인을 찾을 때
'범인'을 하나만 지목하려는 경향이 있다.
세균 감염, 유전자 결함, 특정 독성 물질 노출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시대에 뒤떨어진 셈이다.
정밀의학은 대부분의 질병이 단일 사건이 아니라 여러 원인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작용하는 '다단계 과정(multi-step process)'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흡연과 폐암의 관계다. 흡연이 즉시 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만성적인 염증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관지 세포들에서 암의 전조 증상인 '핵의 비정형성(nuclear atypia)'이 관찰된다. 이 변화가 심해지면 전암 단계(pre-cancer)를 거쳐 마침내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처럼 질병은 하나의 원인이 아닌, 여러 단계의 생물학적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완성되는 과정이다.
진정한 원인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과정 속에 있으며,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정밀의학의 핵심 과제다.
'질병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면 반드시
그 병에 걸린다는 생각은 가장 널리 퍼진 오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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