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히 있는 그대로

생식의 의미와 이유

by 자유로

어릴 적 어른들께서 밥상머리에서 들려주시던 말씀 중에 가장 기억나는걸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어떤 걸 떠올리실까?


필자는 "골고루 천천히 꼭꼭 잘 씹어서 먹어라"를 들고 싶다. (이 말을 잘 실천하시는 분이 계셔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종종 티브이에서 볼 수 있는 탤런트 박소현이란 분이다. 정말 오래 씹어서 물처럼 드시더라.... 존경한다!!!)


이번 블로그 말미에는 저 위대한 말씀에 감히 약간의 첨언을 하고자 한다. 끝까지 잘 봐주시길 바란다.

2024112801073_0.jpg 출처: “소식 외에도 살 안 찌는 이유는…” 박소현, 먹을 때 ‘이것’ 지킨다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앞선 글들에서 미네랄을 포함한 양질의 영양소들을 잘 섭취하기 위해서는 성분 하나하나보다는

전체적인 비율과 균형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체적인 비율과 균형이란 개개의 구성 물질들의 절대적인 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것은 각 구성 요소들의 생태적이고 관계적인 성질을 의미한다.


그 균형과 비율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 할 장구한 시간 속에서 자연이 빚어놓은 한 생명체의 생존에 대한 고유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것을 가급적 인위적인 가공 없이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우리의 건강에 어떤 이점이 있을까? 다채로운 관계성 속에 얽혀 있는 복잡한 생존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만약 그런 방법 중에서 실천해 볼 만한 것은 어떤 것일까?


이런 고민 끝에 다다른 곳이 바로 생식이다.


혹시 생식이란 것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모르겠다.



효소 - 살아있는 식사의 핵심!

생식의 과학적 가치를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개념이 바로 효소에 대한 생리적인 이해일 것이다. 우리는 외부 음식의 소화와 대사를 위해 체내에서 여러 효소를 만들어서 분비한다. 하지만 음식 자체에도 음식 효소가 존재한다는 점은 자주 간과된다. 특히 싱싱한 채소, 과일, 발아한 곡물, 발효식품 등에는 음식의 자가 분해를 돕는 천연적인 음식 효소가 풍부하다.


mechanism-of-enzyme-action-with-substrate-and-product-complexes.jpg?s=612x612&w=0&k=20&c=2griUJDWHs_xWr4phqoN6xw48hSIhtwHM0wzmk9ClaA=


미국의 소화생리학자 하우웰(Dr. Edward Howell)은 그의 저서 'Enzyme Nutrition'에서 '적응적 소화효소 분비의 법칙(Law of Adaptive Secretion of Digestive Enzyme)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음식에 자연 효소가 많이 포함될수록(가공을 많이 하거나 열처리를 하지 않은 음식일수록), 인체는 자체적으로 분비하는 소화효소의 양을 줄인다.”


61qBTvOaYgL._SL1500_.jpg


즉 음식의 자연적인 효소라는 '외주 시스템'을 활용해서 음식물 소화에 필요한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소화 효소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가? 바로 제한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반복적으로 가열되고 효소가 사멸된 음식을 먹으면 인체는 항상 많은 양의 소화 효소를 만들어내야 하고, 이로 인해 췌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에 부담이 쌓인다. 반면 생식은 음식물 자체의 효소가 자가 분해를 진행하며 이는 내장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더 효율적인 소화와 흡수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남은 에너지를 통해서 몸을 복구하고 재생하는 대사성 효소들을 만드는데 집할 수 있게 된다.


이 대사성 효소들이야 말로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첨병이다. 이들이 없다면 몸은 돌아가지 않게 된다. 결국 생식은 음식 효소의 힘을 빌려서 소화 효소를 덜 만들고 대사성 효소를 만들어 몸을 더 건강하게 하려는 조치인 셈이다.


나물 사진들.jpg


통째로, 그리고 천천히

이상적인 생식의 조건은 단순히 '날것'이라는 표면적인 특징을 초월한다. 가능한 통째로, 자연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오래 씹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날 우리 식단에서 빠진 것은 무엇일까?

과거에 비해 우리가 현재 대하고 있는 식단은 무엇이 결여되어 있을까?

많은 것들이 떠오를 수 있다.


비타민 A, B, C, D, E...

이뿐 일까? 각종 온갖 미네랄들도 매우 부족할 것이다.


하얀 밀가루와 흰 쌀, 설탕 그리고 정제된 기름들, 가공육들과 통조림 등등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짐작하시겠는가?


바로 초가공 식품이라는 사실...

이 초가공 식품들은 상대적으로 천연적인 것들에 비해서 많이 무르다. 무르기에 그다지 씹지 않고 그냥 삼키기도 한다. 식사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게 되고 씹는 일은 더욱 결핍되고 있다.


그렇다. 우리 식단에서 결여된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씹기이다. 씹는 일이 식단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스나 스무디, 요구르트와 같은 대체식들과 유동식들이 점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little-toddler-girl-holding-big-loaf-of-bread-funny-happy-child-biting-and-eating-healthy-bread.jpg?s=612x612&w=0&k=20&c=lK3m9YiYryfeil_dsS3l6nMqiIzxLldT5ZyQZcgtwuc=


그와 함께 우리의 아래턱뼈는 점차 조악해지고 충치는 갈수록 늘어가며 부정교합이 늘고 있고 입의 위축과 기도의 막힘이 동반되고 있다


무엇을 먹는가만큼 어떻게 먹는가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리 식단에서 결핍된 것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원소의 집합들뿐만 아니라 어쩌면 더욱 중요할지도 모르는 저작 행위에서 비롯되는 꾸준한 스트레스 자극이다.


잘게 자르고, 블랜더로 갈고, 분말로 가공하면 섭취는 편리해지지만, 씹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침 속의 소화효소(특히 아밀라아제) 작용이 줄어들며, 음식에 대한 인지와 식후 포만감 또한 떨어진다. 이는 과식과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천천히 씹으며 음식과 교감하는 과정은 단순한 건강 습관이 아니라, 소화생리학적으로 소화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특히 식물성 식품은 세포벽이 단단하므로 충분한 저작 없이 섭취하면 장내에서 발효되거나 흡수가 불완전해질 수 있다.


오래 물이 되도록 음식을 씹는다. 이러한 저작 운동의 자극은 우리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어쩌면 가장 효율적일지도

생식에 대한 논의는 종종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맥락으로 오해되곤 한다.

하지만 생식은 자연이 보여준 이상적인 영양 비율과 생리적 작동 방식에

대한 감사와 깊은 과학적 성찰이 담겨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양’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충하거나 섭취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양(營養)’이라는 한자어 본연의 뜻을 다시 살펴보면,


‘기르고(營) 기운을 북돋운다(養)’는 의미,
즉 단순한 섭취가 아니라 생명력을 조율하고 활성화시키는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영양이란 곧 몸이 스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이자 ‘조율의 언어’다. 그래서 진정한 영양은 단순한 양적 보충이 아니라, 적절한 형태와 비율, 그리고 생체 이용 가능한 상태로 존재할 때

비로소 이롭게 작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생식은 ‘자연이 설계한 가장 이상적인 영양의 조합’을 얻을수 있는데. 이유는

자연의 비율을 보존하고 (과잉이나 결핍이 없는 균형),

영양소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하며 (비타민·미네랄·효소의 시너지),

스스로 소화를 유도할 수 있는 효소를 포함하고 있고,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활성형’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식은 ‘조리되지 않은 음식’ 그 이상이다. 그것은 영양이 생명과 가장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연의 언어 그대로의 형태다. 이는 곧 영양을 섭취한다는 행위가 생명에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의식적인 선택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몸에 넣는 것은 단지 열량이 아니라 기능, 조절, 생명 리듬의 신호인 것이다.


food-products-representing-the-mind-diet.jpg?s=612x612&w=0&k=20&c=kCEPtaj5Laba72thSDq8VugIrBNm2Gi2u5dYtZflAzA=


단백질, 효소, 비타민, 미네랄의 활성 상태, 그리고 그것이 전달되는 비율과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는 생식은 인체 대사 효율, 염증 억제, 세포 기능 정상화 등 여러 방면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전략이기도 하다.


생명은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정교하고, 가장 효율적인 길이 되기도 한다.
‘겸허히 있는 그대로’ 자연의 비율을 존중하며, 가공되지 않은 식사를 통해 생명과 교감하는 행위...

우리는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이상적인 레시피를 다시 배워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생식을 통해, 우리의 몸은 자연과 다시 한번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예상하시겠지만 끝으로 필자가 첨언하고픈 한마디는 바로 "겸허히 있는 그대로 (감사히) 골고루 천천히 꼭꼭 잘 씹어서 (물이 되도록) 드십시요"이다!!! 더 건강한 나날들이 되시길 기원한다!!!


%EC%8B%9D%EB%AC%BC%EC%97%90-%EB%A7%9E%EC%84%9C-%EC%82%AC%EA%B3%BC%EB%A5%BC-%EB%A8%B9%EB%8A%94-%EC%86%8C%EB%85%84%EC%9D%98-%EC%B4%88%EC%83%81%ED%99%94.jpg?s=612x612&w=0&k=20&c=OUuXupeJoQEPPUsziLXc28-jRwbwC2vEmnTK4ykAx1Y=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요로 결석-여기에도 돌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