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었던 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게 시체말로 장난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기억이 난다.
아닌 그런 날들이.
물끄러미 내 안락의자에 앉아서
차 지나다니지만 색다르게 아름다운
나이든 나무들과 어울려
앉아있는 이 시간이
다만 좀 괜찮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내가 쓰는 연필이
또 괜찮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싱글 몰트 위스키가
내 언더락 잔에 담긴 그 냄새가
십수년 전으로 쉽게 데려다 주는구나.
나는 지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려고 한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거냐고.
내 의지로는 절대 못할지도 모르는
그런 것들을 사랑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