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지연... 지난 얘기니까 이렇게 또 써본다.
한겨울에 태어난 우리 아기는 잘 웃고,
때가 되자 뒤집기, 기어 다니기,
옹알이, 걷기까지 빠르게 해냈다.
내 눈엔 못하는 게 없는 사랑스러운 아기였다.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고,
나도 출산과 육아로 단절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해 보려던 찰나였다.
그런데 어린이집 친구들을 보며
‘우리 아이 말이 좀 느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 때 되면 하겠지?’ 싶기도 했지만,
‘내가 어릴 때 말이 느렸나?’ 싶기도 했다.
아니었는데 왜 말을 안 하지?
어린이집 원장님은 “간혹 말이 느린 아이가 있다”라고 했지만,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나의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이름을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호명 반응이 약한 아이,
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걷는 걸 좋아하는 아이,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
뭔가 우리 아이 이야기 같아 보이면서도
불안할수록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아이를 재촉했다.
“사! 과! 주! 세! 요! 말을 해야지~”
아이는 웃으며 도망갔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듣고 싶지 않아서 결국 대학병원을 찾아갔다.
“말이 좀 느린 아이들이 있다”며
언어 지연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필 대학병원 검사를 앞두고 폐렴에 걸려
일주일 입원을 했었다.
작은 손등에 꽂은 주사 바늘에 놀라
지나가는 간호사만 봐도 울고불고 난리였던 터라,
퇴원 후 며칠 만에 간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검사를 했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바로 대학병원 재활과에서
주 2회 언어치료를 시작하자는 소견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편은 긴가민가하며
‘꼭 해야 하냐’는 뉘앙스였다.
뭔들 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지만,
현실적으로 외벌이 남편 입장에서 대학병원
언어치료 주 2회, 한 달에 50만 원이 넘는 치료비가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점점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다른 모습으로
자라는 아이를 매일 비교하며 지켜보는 나로서는,
그런 뉘앙스를 보인 남편이 너무 싫었다.
그렇게 두 돌 무렵,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주 2회 대학병원 언어치료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치료 시간이 이른 편이라, 치료받는 날이면
어린이집에서 점심을 먹고 낮잠 시간이
시작될 무렵 하원했다.
차에서 아이를 재워 낮잠을 시키고
치료 시간에 맞춰 아이를 깨워 치료실로 향했다.
밥도 잘 먹고 낮잠도 충분히 자서,
나름 최상의 컨디션으로 치료실에 보내면
아이가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병원 가는 날이면 마치 첩보작전처럼
꼼꼼하게 준비했다.
혹시라도 아이가 배고플까 봐 간식을 챙기고,
치료실에서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를
겨우 밀어 넣고 밖에서 50분 정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한숨 돌리고 수납도 미리 하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그렇게 50분이 지나면 아이가 나오고,
5분 정도 그날 치료실에서 진행된 내용을 전달받았다.
그렇게 4개월가량 대학병원 언어치료를 받던 중
자꾸 내 머릿속을 채워가는 생각은…
아직 너무 어린 우리 아기가
매주 대학병원을 들락날락하는 것도,
좁고 딱딱한 분위기의 치료실 안에서
엄마와 떨어져 50분을 견디는 모습도…
솔직히 너무 싫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