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정의하는 자
솔직히 말해 <시네마 마지날>이라는 사조를 처음 들어보았다. 브라질 영화 역시 직접 본 작품이 채 열 편도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영화를 새롭게 관람하는 일은 언제나 기분 좋은 경험이다.
호제리우 스간젤라 감독의 <모두의 여자>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정서적 결은 다를지라도 요시다 기주 감독의 <불꽃과 여자> 같은 일본 쇼치쿠 누벨바그 감독들의 작품들이었고, 동시에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영화들이 겹쳐 보이기도 하였다.
직관적인 감상을 말해보자면, 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은 끊임없이 변주되는 단색의 흑백과 컬러 필름, 불과 물의 대비를 통해 이루어지는 노골적인 표현 방식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키스톤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과장된 몸짓은 무성영화 시대에 대한 일종의 예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영화 안에서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이행하는 변화에 대한 자조적인 나레이션이 직접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자본과 폭력이 도처에 깔려 있는 시대, 그 위에 서 있는 피와 살의 존재인 안젤라는 타인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그 행위를 통해 여성성에 대한 재논의가 발생하며, 이는 곧 하나의 세대를 다시 정의하는 시도로까지 확장된다.
LP, 콜라, 초콜릿, 코믹스 등 자본주의적 표상이 노골적으로 제시될 때마다 극의 코미디는 한없이 팽창하고, 이는 영화가 포착하는 시대와 병치되거나 때로는 의도적으로 빗겨 나간다. 그 어긋남 속에서 영화는 긴장과 코미디를 동시에 유지하며 독특한 균형을 형성한다.
이 영화는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유치하다고 느껴질 만큼 노골적이면서 해체된 형식을 취하지만, 바로 그 과잉과 무절제 속에서 폭력, 자본, 이미지에 대한 가장 솔직한 태도가 드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