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좋은 조종사? 컨디션 같은 조종사?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 첫 번째 항공사는 오라 해도 안 가겠다는 마인드로 내가 까인 것이 아니고 깐 것으로 긍정적(?) 마음을 먹으니 곧 평안이 찾아왔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다른 항공사들도 내가 이렇게 계속 까기만 하면 안 되는데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이렇게 다음 항공사의 채용소식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다 문득 든 생각이 내가 지금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에 지원을 하고 있는데, 막상 LCC를 이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서류도 넣기 전 김칫국이긴 하지만 나중에 면접에 갔을 때 거짓으로라도 불타는 애사심의 한마디를 표현하기 위해 LCC를 이용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표면상으로는 이런 명목을 앞세우면서 겸사겸사 제주도에서 애타게 육지에서 친구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친구를 위문 방문하였다.
갈 때와 올 때는 앞으로 지원할 두 항공사의 티켓으로 각각 다르게 예약해서 일타쌍피로 LCC를 경험해 보기로 하였다.
사실 제주도까지 가는 동안 워낙 비행시간이 짧아서 LCC를 제대로 경험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지원할 항공사의 비행기를 승객의 입장에서 타봤다는 것과 혹시나 나중에 면접 때 임기응변이 필요할 때 써먹을 콘텐츠를 확보했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회포를 제대로 풀었고 다음날 비행기를 거의 네발로 탔던 것 같았다. ^^;
나 스스로 선택한 도전이어서 힘들어도 가족들에게 내색할 수도 없었고, 어디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아 쌓아 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알코올과 함께 밤새 풀다 보니 다리까지 풀려버렸던 것 같았다.
오랜만의 제주도 방문이었지만 이 때는 시간도 마음도 여유롭지 않아 1박만 하고 다음날 바로 돌아와야 했다.
돌아올 때는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항공사의 비행기를 탔는데, 기장의 실력이 좋았던 것인지 전날 숙취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편안하게 왔었다.
나도 앞으로 숙취 승객도 편안하게 느끼는 비행을 하는 숙취해소음료 같은 조종사가 되자고 다짐을 하는 나름의 소득을 얻었던 것 같다!!!^^
조종사들에게는 시차적응 등으로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컨디션 좋은 조종사만큼 컨디션 같은 조종사가 되는 것도 중요한 듯!!!!
나는 이렇게 내가 지원할 항공사를 미리 경험도 해보고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 머리를 식히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가면서 조종사 채용공고가 나오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