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아서 조각을 모읍니다.
경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왕이 장님들을 모아 쾌락을 만지게 했다.
한 명은 이빨을 만지고는 코끼리가 무랑 비슷하다고 했다.
한 명은 귀를 만지고는 코끼리가 키랑 비슷하다고 했다.
한 명은 다리를 만지고는 코끼리가 절구공이와 비슷하다고 했다.
등을 만진 사람은 평상, 배를 만진 사람은 장독, 꼬리를 만진 사람은 밧줄이라 했다.
왕이 말하기를, 코끼리는 하나이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본 것이 코끼리라고 말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구나.
그치만 무와 키와 절구공이와 평상과 장독과 밧줄을 합친 것은 얼추 코끼리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조각을 하나씩 주워다 붙이다 보면 코끼리가 보일 거 같아서 조각을 모아보려 합니다. 범인의 몽타주를 그리는 형사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끼리 대신 적당한 주제를 고릅니다.
관련 있는 다양한 것들을 보고, 읽고, 듣습니다.
조각 대신 글로 써다가 한 데 모아봅니다.
모인 조각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여정이 진리로 데려다줄까요? 아니면 제 눈을 가리게 될까요? 눈은 언젠가 멀테니까 그 언젠가가 오기 전에 서둘러 걸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