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A&R의 앨범 리뷰
트리플에스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겨울 시즌을 선점하기 위한 앨범이다. 24인조라는 전후무후한 규모의 걸그룹이기에 가능한 우주 행성 컨셉을 유전자와 엮어 4개의 유닛을 편성함으로써 특정 멤버에 대한 집중을 분산시켰다. 이 덕분에 그룹에 대한 4가지 시선의 분배, 그리고 타이틀곡을 활용한 또 하나의 매력을 보이며 트리플에스가 지향했던 '모든 가능성의 걸그룹'이라는 의도에 더욱 가까워졌다.
앨범을 통해 강조하고자 한 키워드는 '연결'. 그리고 앨범 자켓의 DNA는 4개의 유닛을 한 데로 묶기 위한 연결 고리를 수행한다. 또한 12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송인 <Christmas Alone>을 타이틀곡으로 하여 겨울의 복귀를 느끼게 하기 위한 알람을 만들었다. 유독 쇼츠 동영상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복귀를 빠르게 알리는 우리나라이기에 가능한 프로모션이다.
KEY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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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_ho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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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Christmas Alone>의 감상은 "다양한 얼굴의 미소녀들이 크리스마스를 축복해 준다면?"이라는 희망이 가득한 출발점을 그린다. 트리플에스는 이 곡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풍부한 마음으로 보내는 축복의 날인 크리스마스를 위해 매력의 물량으로 리스너의 마음을 채웠다.
보통이라면 크리스마스를 위한 스페셜 앨범이나 싱글을 발매하지만 트리플에스는 다양한 가능성을 갖춘 그룹인 점을 이용해 msnz(미소녀즈)의 이름으로 축복을 거는 의의를 더했다. 하지만 타이틀곡의 뮤직 비디오를 special clip이라고 부른 점, 컴퓨터 그래픽이 없는 점, 시즌곡 특성상 계절감이 더욱 강한 점은 멤버들의 비주얼을 강조하지만 타이틀곡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기엔 부족하다. 집중의 분산, 크리스마스 시즌의 선점 양쪽을 차지고자 한 전략은 쉽지 않다.
MSNZ의 N, Neptune이다. 트리플에스 음악의 정체성으로도 이야기되었던 "라라라"는 <Fly Up>이 가져갔으며, 이는 <Fly Up>이 다른 유닛곡들을 이끄는 리드 트랙이라는 역할을 부여한다. 건강미와 시크함을 담은 neptune의 음악은 Nu-Disco 장르이며, <추리소설>에서 몽환적인 리듬감을 보여준 Full8loom의 참여가 박소현이 작곡한 하우스 음악의 존재감을 살려주었다.
보컬의 리드는 다현이, 랩의 리드는 코토네가 담당했다. 팬들의 투표로 탄생한 조합이지만 트리플에스 내에서도 대표적인 메인 보컬 및 래퍼인 다현과 코토네가 담당했기에 음악의 존재감이 살아났다. 운이 팀을 도운 목소리 케미의 발견이다.
건강미를 뽐내는 퍼포먼스는 씨스타의 오마주를, 시크함은 마일리 사이러스의 <Flowers>를 연상시킨다. 흔한 하우스 컨셉으로 타 여자 아이돌의 레퍼런스가 묻은 작품이지만 <Fly Up>의 차별점은 역시 트리플에스의 상승지향에 있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은 운동의 열정보단 즐기는 모습의 실루엣이 더 어울림에도 체육관의 컨셉을 갖춘 뮤직 비디오는 약간의 인지부조화를 일으키지만 멤버들의 소화력이, 카리스마와 시크함을 모두 얻겠다는 neptune의 정체성을 제시한다.
속도감 있는 드럼 앤 베이스 비트에 차가운 신스는 뮤직 비디오의 심리적 호러와 시너지를 이룬다. 그 차가움은 MSNZ의 M, Moon의 음악으로, 쌀쌀한 밤을 떠올리는 팀 이름의 존재감을 부각한다.
캐주얼한 비주얼과 퍼포먼스보다도 음악의 구성이 돋보인다. 보컬의 매력을 뚜렷하게 전달하기 위한 궁리를 엿볼 수 있으며, 카에데의 보컬이 곡의 청량함을 입히고 소현의 저음이 음악에 따뜻함을 더한다. 트리플에스의 음악에서 볼 수 없던 시니컬한 타입의 음악이지만, 팬에게 영향력을 부여하는 전략의 단점을 역이용해 msnz moon에게 적절한 옷과 음악을 입혔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유행했던 걸그룹 이지리스닝의 적용으로 여길 수 있지만 이들의 주된 매력은 성숙미에 있기에 대학교를 뮤직 비디오의 배경으로 한 점은 이지리스닝 음악에 차별적인 스파이스를 가미한다. 곡의 주제인 '홀로'를 강조하는 조명과 곡 제목인 'Cameo'는 총체적으로 쓸쓸한 감정을 주지만 이를 공포 조성 연출과 융합한 덕분에 퍼포먼스의 존재가 뒤처지지 않는다. 음악적 요소를 살리기 위한 궁리를 거친 또 다른 좋은 음악이 탄생했다.
핑크빛 톤, 디스코드 대화, 쇼츠 플랫폼의 활용까지. msnz의 sun은 neptune, moon과는 달리 사이버 감성으로 걸리시한 미감의 제작 의도가 확연하다.
이번에 트리플에스가 타이틀곡으로 청순함과 자유분방함을 보인적은 있어도 러블리한 매력을 보인 이유로는 비주얼의 재발견에 있다. "나니가스키" 밈, 미소녀 컨셉의 스타일링 등 일본 여성미가 녹은 <Bubble Gum Girl>은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의 영향이며 이러한 컨셉으로 대표적인 QWER을 제외하면 현재는 부재하다. 이러한 상황에 도쿄 미소녀의 비주얼을 연상케 하는 채원과 마유의 비주얼은 이러한 컨셉의 합리성을 더하고 유연과 신위의 존재감은 K-POP으로서의 색깔을 유지해 준다.
퓨처 베이스 기반의 곡을 리드하는 빈티지한 디지털 신스의 복귀가 반갑다. 걸그룹 음악의 클리셰로서 작용하는 노래지만 클리셰로 가득할 때 일으키는 향수가 이미지 구축에 한몫을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트랙이다. 너무나 많은 클리셰가 메인 활동곡이 아닌 수록곡이라는 점 때문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감춰지게 하지만 큐티함으로 덧칠한 <Bubble Gum Girl>의 미감은 매년 완전체 앨범을 발매하는 트리플에스의 행보에 의한 대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zenith 즉 지구의 하늘을 의미하는 msnz zenith는 이름처럼 다른 유닛의 컨셉보다도 가장 현실적인 teencore 컨셉을 채택했다.
팬들의 투표로 인해 모드하우스에게 주어진 과제는 "대중의 상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적절히 변화시킬 것인가"였다. 회사에게 주어진 zenith 카테고리의 과제 속 멤버들의 연령대는 비교적 어린 멤버들이 포진해 있던 만큼 미숙하다, 어리다의 이미지가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teencore 컨셉임에도 영화 '스텝 업'의 원테이크 촬영과 군무씬을 적극 활용하며 퍼포먼스와 플럭 사운드가 존재감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인위적인 세트장과 조명의 활용을 없앰으로써 서울 한복판을 누비는 그룹이 아닌 서양 학교에서의 생활을 즐기는 소녀들의 그린 것이다.
sun의 <Bubble Gum Girl> 밑그림과 겹치는 듯한 단점은 시각적 요소가 있기에 해결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스트리밍에 있어선 존재감이 약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해당 곡에 대한 반응으로서 댓글엔 "가장 K-POP 스러운 트랙"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반가움과 동시에 차별성의 부족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음악에 있어 실망을 주지 않는 모드하우스의 제작 능력, 그리고 모든 멤버의 참여율을 공정히 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Q&A의 존재 의의를 충족해 준다.
프로모션 기획의 독특함에 앞서 음악의 퀄리티로는 실망을 주지 않는 모드하우스의 이번 제작은 그룹 내 제작의 차별점은 주지만 타 그룹과 구별되는 특이성을 부여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4가지 시선의 분산,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송이라는 점이 프로모션에 한계를 주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해마다 24인 완전체 앨범을 발매하는 모드하우스의 행보에 있어서 하나로 뭉치게 될 시선을 잠시 분산하는 노력은 분명 필요했을 것이다. 24인조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회사가 마련하는 그룹 디스코그래피의 스핀오프와 같은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