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new era)

Kiii Kiii

by Wratist

키키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것을 자신의 꿈을 상상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상상은 누구나 한다. 가고 싶은 곳, 입고 싶은 옷, 받고 싶은 대우. "그런 건 불가능 해.",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라면서 한 번쯤은 원하는 것을 어쩔 수 없다면서 단념하곤 한다. 이미 그러한 것들을 얻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키키의 <404(new era)>의 뮤직비디오는 천진난만한 소녀들이 자아내는 분위기에서 되고 싶어 하는 사람, 이상향을 물어본다. 이는 키키 멤버들 자신에게 하는 질문임과 동시에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는 당신들에게도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고 2026의 촛불을 끄며 키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신들의 낭만을 꿈꾸는 모습을 직접 보여준다. 404 state. 현세라는 네트워크를 잠시 끊음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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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만큼 현실을 극대화하는 그룹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유기농 걸그룹을 주제로 한 <I DO ME>와 <BTG>, 소녀의 감정에 집중한 <Dancing Alone>. 화려한 색채를 갖췄음에도 그녀들의 비주얼과 세계관은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고 겪어본 적이 있는 사건을 테마로 잡기에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는 키키만이 할 수 있는 큰 무기로 작용한다.


빈티지와 모던의 결합체인 음악으로 정체성을 쌓은 키키였기에 하우스 음악을 채택한 점은 의외이면서 전략적으로 느껴졌다. 걸그룹 하우스가 트렌드일 것임을 일찌감치 캐치했기 때문이겠지만, 2026년의 시작을 알리는 하우스 음악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인 소녀의 모습을 그리는 키키에겐 시련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상(imagination)을 통해 새로운 영역(new era)을 임시로 만드는 것이 키키의 서사에 납득이 가능케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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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키키는 현세로, 연습실로 돌아온다. 어두운 도시를 활보하고 언덕에서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은 마치 꿈에 열정적이기만 한 어린아이들 같다. 이상향과 현재의 격차에 절망과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기에 '결국 제자리'가 아니라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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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가 다음으로 그려나갈 현실을 상상하며, 과거에 꿨던 꿈을 다시 되짚어 보게 된다. 색이 다 빠져버린 과거라고 해도 마음속 사진은 얼마든지 편집할 수 있는 법.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그리는 키키의 밑그림은 이 세상 누군가의 현실을 끌어올리며 과거가 칙칙하지많은 않다고 주장하며 잊고 있던 동심을 회기 시켜준다. 어떤 현실을 콘텐츠로 그리던 간에, 그녀들의 모습은 채도가 높아서 알록달록하다. 마치 촬영한 사진과 영상의 색감을 편집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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