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SHOT
자본을 바탕으로 수요를 충족하는 것만을 위한 가수를 제작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돌의 독자적인 역량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 아이돌로서 덕질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실력으로 대중의 설득을 받아내는 사람들을, 우리는 아티스트라고 부르곤 한다. 이는 중소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의 차별화를 위한 좋은 전략으로 취급되었기에 Jay Park은 판매량보다 포지셔닝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다.
먼 미래의 비전을 바라보는 MORE VISION에서 LNGSHOT(롱샷)이 데뷔했다. 존재감을 각인하겠다는 포부는 K-POP에서 흔한 스타트지만 롱샷이 <SHOT CALLERS>라는 이름으로 판에 충격(shot)을 불러일으킨다는 자기소개는 설득이 가능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K-POP에서 흔한 힙합 콘셉트를 갖췄음에도 롱샷이 다른 그룹과 달라보이는 건 무엇때문일까?
롱샷의 시작은 타 아이돌과는 남달랐다. 박재범의 인스타에 업로드된 롱샷 단체 사진에 비속적 의미의 손가락 제스처를 취한 것이 대중의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전략일 리는 없지만 연습생 시절 롱샷의 공연이 같이 화제가 되면서 그룹이 지나치게 자유분방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Saucin'>의 뮤직비디오는 그러한 롱샷의 행위에 대해 사과함과 동시에 비주얼과 대중성을 챙기라는 등 현재 대중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재미있게 풍자했다.
"Sauce be in my blood." 패기란 생각이 적을 수록 임팩트가 강력하다. 그들의 행보는 본능에 의한 것이기에 사회에 대한 언급이 적고 본인들에게 집중하는 가사로 구성했다. 거기에 익살스러운 신디 샘플링으로 구성한 트랩 비트, 콜라주와 장난기를 보이는 연기로 뮤직비디오는 뮤지션으로서의 첫 행보임을 알려주는 첫 인사임을 느끼게 해준다.
힙합의 서사하면 떠오르는 것이 '고생'이다. 뮤지션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밑바닥에서 올라 결과를 쟁취하는 것이 힙합의 매력이지만 이는 중소 신인 아이돌의 서사와도 겹친다. <moonwalkin'>은 그러한 뮤지션의 간절함을 표현하는 글로 채워져있으며 뮤직비디오는 물바다와 진흙탕 등 롱샷을 지켜보는 팬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행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kwalk)는 고난도 테크닉의 춤으로서 우리의 뇌에 각인되어 있지만 롱샷은 '뒷걸음질'로서 고행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석했다. 뮤지션으로서 진보하거나 퇴보할 수 있음을 각오하는 신인 아티스트의 가치관이다. 그렇기에 롱샷은 "I need you too much."라며 팬심을 공략한다. 힙합 아티스트와 아이돌의 차별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Saucin'>과 <moonwalkin'>이 힙합 프로듀서 Jay Park의 작품이라면 <FaceTime>은 2PM 박재범으로서의 창작물이다. <FaceTime>의 음원과 비디오의 비주얼은 2006년의 화려한 조명을 살리면서도 10대 뮤지션 지망생으로서의 클리셰를 살리는 편의점과 교복, 기타 가방 등으로 멤버들의 이미지를 정의한다.
Justn Bieber의 <Baby>의 미감이 낭낭한 뮤직비디오이기도 하다. 그룹 내의 교류가 주를 이루는 K-POP 뮤직비디오의 대부분과는 달리 <FaceTime>에서 여자와 합을 맞추어 퍼포먼스를 구성했지만, 이성의 교류를 첨가한 뮤비 특유의 느슨한 분위기는 뮤지션 지망생이라는 열정의 이미지 덕분에 순화되어 전달된다.
롱샷의 데뷔 앨범 <SHOT CALLERS>의 구성이 풍성하다. 간단한 비트로 플로우에 집중한 <Backseat>를 인트로로, 몽환함을 가득담은 <Never Let Go>를 아웃트로로 장식해 모든 트랙의 감성에 겹치는 부분이 없다. 화려한 미래를 원하는 신인의 마음처럼 욕심도 많다. 그럼에도 트랙의 완결성이 높은 것은 그들의 잠재력이 아직 남아있음을 알려준다.
데뷔부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것처럼 다음 앨범도 모험의 성격을 띠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행보에 발길을 들였다면 뮤지션으로서 그들의 여정은 이제 시작했다고 여겨야한다. 아직 롱샷은 보여줄게 많다. 대중을 자극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아직 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