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A&R의 앨범 리뷰
#keywords: #tension #jealous #mystic #girlhood #blind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인 HEARTS2HEARTS(하츠투하츠)가 전 걸그룹인 에스파와 비교했을 때 덜 컨셉추얼했던 것은 그룹의 강점인 비주얼이 음악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하츠투하츠의 개성을 구축하기 위한 변화는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앨범인「FOCUS」를 첫 EP로 내놓은 것은 하츠투하츠의 정체성을 쌓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작인 <THE CHASE>에서 모호했던 멤버들의 음색 또렷하게 표현하고, 멤버들의 연령대에 맞는 학교를 배경으로하며, 미니멀하지만 효율적인 악기 구성을 갖춘 타이틀곡을 시작으로 그룹의 음악적 색깔을 본격적으로 색칠하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의 정체성을 기획하는 방향은 크게 2가지이다. 에스파와 같이 각자 다른 각도의 비주얼 포인트를 가진 멤버들로 먼저 구성하는 방식과 라이즈처럼 키워드와 가치관, 감성을 먼저 정한 뒤 연습생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하츠투하트는 2가지 중 후자에 해당된다. SM으로선 큰 도전이었던 에스파에게 쇠맛을 입힌 뒤의 첫 걸그룹인 만큼, 매운 맛의 다음 맛으로 순한 맛을 고르며 아티스트 기획의 정석적인 전략을 채용한 듯 보인다. 이를 위해 회사 선배 걸그룹인 f(x)와 소녀시대를 참고한 미감으로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고자 했다. 이 전략은 자칫하면 회사의 제작 역량 고갈로 인한 사내 아티스트의 복사체로 여겨질 위험이 있었으나 신곡 <FOCUS>는 시선에서 나오는 긴장감을 이용해 과거의 걸후드 SMP미감을 계승하는데서 그친다.
효율적이지만 섬세한 구성의 음악이다. 코러스를 최소화한 보컬 마스터링은 에이나의 첫 파트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음색의 구분이 수월하게 해준다. 뒤이어 나오는 피아노와 베이스 라인의 협업은 하우스 장르의 비트를 이루며 시나브로 들려오는 현악기의 향기는 빈티지감을 구성한다. 반면, 2-bit의 드럼은 미니멀하며 모던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리듬감을 형성하는 효과만 추구하던 SM식 하우스 음악을 계승하며 빈티지와 모던의 조화가 그룹의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받치기에 효율적이면서 섬세하다. 이 덕분에 다소 흐릿했던 전작의 믹싱에 비해 보컬이 또렷해지며 카르멘과 유하의 음색이 음가의 진행을 이끈다.
뮤직비디오는 하츠투하츠의 음악에 시각이 필수임을 증명한다. 가사 내용에서 드러나 듯 상대방을 향한 관심과 약간의 집착을 표현하는 시선 처리 방식은 대중에겐 비주얼을 강조하는 기능으로 작동한다. 음악과 연결해 분석했을 때 후렴구에서 에이나, 이안, 주은, 지우가 챈트의 리드로만 기능하게 하며 수록곡에서 랩 담당 멤버들의 음색을 찾게 하는 점은 스트리밍 시의 단점이 되는데, 유독 이 파트에서의 배속 촬영, 따라가는 시선이 뮤비 후렴구 구간을 아이코닉하게 만든다. 이에 더 나아가 2절 후렴구에 이어지는 댄스 브레이크는 춤선을 일치시킴으로써 확연해지는 그룹의 통일감으로 총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며 현재로선 고전 K-POP으로 취급되는 음악에 대한 그리움을 가진 팬들에겐 환영받을 작품이다.
선배인 소녀시대와 S.E.S의 향기가 유독 짙었던 <STYLE>과 <Pretty Please>로 선공개하며 숨겨놓았던 멤버들의 음색을 미리 제시하며 하모니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두 트랙이 댄스 수록곡으로서 B-SIDE의 매력을 대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반면, 누디스코(NU-DISCO)와 시티팝, 발라드를 이용해 보컬의 청아함을 강조하기까지 했다. 앨범 공개와 함께 공개된 <Apple Pie>는 차가운 신스 사운드가 가을의 계절감과 들어 맞으며 <Flutter>는 신스 드랍이 특징인 시티팝으로, 속삭이는 랩과의 연결이 부담스럽지 않다. 또한 <Blue Moon>의 클래식 기타가 마무리로 곧 다가올 겨울감을 갖추어 준다.
신인 아이돌이 성장하고 프로가 되었을 때, 하나로 뭉치기에 바빴던 그룹이 멤버 각각의 매력을 발산하는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K-POP과 연예계 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묘미 중 하나이다. 하츠투하츠의 <FOCUS>는 그 시작을 굳히기 위해 그룹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수작(秀作)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하츠투하츠 개개인의 보컬 역량이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기에 이후의 신보는 그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색으로 칠해진 그룹이 아닌 8개의 색이 뭉친 하모니의 향연을 기대하게 한다. 데뷔 9개월차의 미니 앨범으로선 역할의 수행이 착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