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A&R의 음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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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살만한 활발한 청년의 이미지를 음악 및 콘텐츠화한 것이 BOYNEXTDOOR(보이넥스트도어)의 아이덴티티이다. 이는 보이넥스트도어(이하 보넥도)의 데뷔 당시 하드리스닝과 이지리스닝의 격차가 트렌드를 리드했던 환경에서, 컨셉추얼하면서도 접근의 부담이 적은 아티스트를 기획한 결과다. 그러한 특징에 맞게 보넥도는 데뷔 이래 2년 반 간의 활동에서 앨범 크레디트에 본인들의 이름을 올리며 지속적으로 서사를 쌓아왔다. 그 위에 그린 상승 곡선은 전작인 <I FEEL GOOD>의 기여도가 컸으나 타이틀곡이 가진 단점을 보완해야 하는 논점이 분명히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성숙하면서도 위트를 놓치지 않기 위한 궁리의 결과가 바로 <HOLLYWOOD ACTION>이다.
보넥도의 앨범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의 서사를 음악에 담기 시작했다. 그 기점은 <오늘만 I LOVE YOU>를 발매한 올해 1월이었는데 올해는 마침 멤버 전원이 성인이 되는 해였다. 현실의 청춘을 그리는 아티스트인 만큼, 이러한 인식에 맞추어 그룹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소년의 이미지를 벗어던짐으로써 성숙미를 한 층 끌어올렸던 「NO GENRE」는 콘셉트를 초기화시키기 위함으로 보였다. 하지만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의 유출을 시작으로 구성에 대한 어색함이 제기되며 동요의 레퍼런스, 목 긁는 창법의 후렴구는 자신감을 표현하는 척으로 보일 리스크를 동반했다. 작년까지의 작품에서 내세운 장난꾸러기 테마/성숙함의 카리스마의 할당량에 신중함을 기해야 했다. <HOLLYWOOD ACTION>은 보넥도식 위트 있는 힙합을 유지하기 위해 작법을 바꾸는 시도를 감행했다. 레드카펫, 트럼펫과 함께.
전작에 비해 다이내믹해진 안무가 눈에 띈다. 성숙한 매력에 장난스러운 재치를 첨가하기 위해 빈티지를 채택했으며 K-POP의 정석적인 드럼 박자에 스윙 리듬을 얹었다. 음악을 꾸미는 스윙 박자는 전작들에서 느낄 수 있던 보넥도 음악의 재치를 구현하면서 성숙함을 표현하기 위해 쓰였는데, 안무가 이를 더욱 강조한다. 그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후렴구의 가사가 부재한데, 다양한 음색으로 채운 벌스의 향연 다음으로 보컬을 뺀 방식은 기승전결에 구조를 갖추기엔 부족하다. 여기에 악기의 소개로 짧게 끝마치는 브릿지가 아쉬움을 자극한다. 그럼에도 가사에서 드러나는 보넥도의 작사 역량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멍석 깔면 can do anything", "툭치면 애드리브" 등 보넥도 음악의 위트를 알 수 있는 구간은 현실에서도 장난기 많은 멤버들의 매력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구쟁이 힙합의 진보가 확실히 실현된 작품이다.
보넥도에게 없던 성숙미를 표현하기 위한 뮤직비디오이다. 영상엔 유명 영화의 레퍼런스로 가득하며 연출을 가사의 흐름과 엮음으로써 시각적 요소의 존재감이 강해졌다. 그 시점은 카메라의 뒤에 자리하며 촬영 비하인드의 성격을 띤다. 이번 멤버들의 주 의상은 넥타이가 대표적인데, 미성년자를 표현하기 위해 루즈핏의 의상을 채택했던 걸 생각하면 현실적인 성장을 강조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비친다. 또한 보넥도 멤버들의 의상 유형이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영화계의 핵심인 감독과 배우의 특징을 표현한다. 덕분에 우디향 가득한 슈트핏과 프리한 복장의 교차가 킬링 포인트로 자리한다.
이전 앨범은 <오늘만 I LOVE YOU>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한 수록곡이 가득했지만 이번 수록곡은 섹시미의 비율이 더 크다. <Live In Paris>의 디스코를 시작으로 록의 <Bathroom>으로 마치며 분위기의 일관성을 꾀한 듯 보였지만 <있잖아(As time goes by)>의 발라드는 그 일관성을 깨뜨린다. 웹툰 ost인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의 활약을 잇기 위한 트랙으로 보이나 앨범의 수록곡으로선 장르의 일관성을 끊어버린다. 물론 수록곡으로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꾀하는 게 보통이지만 스토리텔링의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분위기의 하강을 유도하는 장르 급전환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분위기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플레이리스트의 구성을 리스너에게 양보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POP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최소 1명 이상의 미성년자를 포함해 데뷔시키곤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멤버 전원이 성인이 되는 시점은 아이돌 콘셉트에 큰 전환점이 되어 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넥도 또한 그 시기를 맞이했기에 <I FEEL GOOD>을 시작으로 아이덴티티에 추가 소스를 첨가해 왔다. 하지만 그 기준이 되었던 '옆집 그 친구'의 바이브는 성인이 되면서 흐려질 리스크가 있었다. 이는 "성인이 되면 점잖아야지", "성인이면 철들어야지"라는 우리나라의 인식 때문이며 이로 인해 보넥도와 개구쟁이 힙합의 연결고리를 얇게 해주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이번의 보넥도 음악이 인정받는 이유는 '열정'과 '도전'이 바탕이 되는 에너지를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보넥도가 표현하는 성인의 자유분방함이다. 이 자유분방함은 보넥도의 과제이자 돌파구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