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악] '타이업', 일본 음악의 콘텐츠 사용법

방구석 A&R의 해외 음악 읽기

by Wratist
2025.11.19 16:00 기준 멜론 음원 차트. 영화 '체인소 맨'의 OST인 <IRIS OUT>은 탑100 중 13위, <JANE DOE>는 81위를 차지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인 '귀멸의 칼날', '체인소 맨' 등의 흥행과 함께 ost가 국내 차트에 자리하며 한껏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음악의 인기를 납득하게 해주는 시선이 있지만 J-POP의 발전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닿은 상태였다. 틱톡 챌린지로 인기를 얻은 imase의 <Night Dancer>, 숏폼 음원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Yuuri(유우리)의 <ベテルギウス>(베텔기우스)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 J-POP의 글로벌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로 남아있어 일본 음악의 접근성이 용이해진 상태였다.

대표적인 청량 보이 그룹 투어스(좌), 걸밴드 그룹 QWER(우) 모두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으며 일본 활동 또한 성공적이었다.

또한 일본의 밴드 음악과 청량한 비주얼을 반영하여 우리나라에서 아티스트가 탄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일본 밴드 아이돌을 모티브로 한 QWER을 시작으로, 푸릇푸릇한 감성의 콘셉트를 갖춘 '청량돌'은 시니컬한 콘셉트가 기반이었던 당시 한국 음악 시장의 틈새시장을 정확히 공략한 사례로서 평가된다. 이쯤 되면 일본의 문화가 한국의 서브 문화로서 확장된 상태인 것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일본 문화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쯤에서 한 가지 전제를 내고자 한다.

만약 영화나 틱톡의 활용이 없었다면, 일본 음악은 국내에서 유명할 수 있었을까?

일본 음원이 우리나라 차트에 보이는 이유


일본의 음악적 퀄리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낼 생각은 없다. 더군다나 <IRIS OUT>과 <JANE DOE>의 원곡자인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음악적 역량은 이미 증명된지 오래이며 빌보드에도 차트인 하는 가수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ONE OK ROCK(좌), 요네즈 켄시(중), Mrs. GREEN APPLE(우)

일본 음악이 해외의 관심을 받은 사례는 적지 않으며 요네즈 켄시의 <LEMON>, Mrs. GREEN APPLE(미세스 그린 애플)의 <lilac>, ONE OK ROCK(원오크락)의 <RENEGADE> 등 빌보드 재팬 차트에 이름을 올리거나 미국에서 유명세를 얻은 사례는 적지 않다. 이는 음악에 집중한 리스너의 반응으로부터 도래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 곡들이 우리나라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린 경우가 전무하다. 이는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서 곡의 순수한 퀄리티 만으로는 국내 음악 시장에 이름을 올리기가 어려움을 시사한다.


J-POP의 근거지인 일본에서의 인기는 차치하고, 한국에서 인기를 누리는 데에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요네즈 켄시의 <IRIS OUT>은 애니메이션 「체인소 맨」이 악마와의 공투를 그리는 스토리와 유기성을 가지는 분위기의 곡으로서 리스너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홍보 방식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ost의 인기와 비슷한 케이스이며, 일본의 음악 홍보 방식이 시각적 요소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와 비슷함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국내 음악의 홍보 방식과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이지만 이 프로모션의 핵심은 국내의 방식과 일본의 방식이 큰 차이를 보인다.


Tie Up(타이업)


타이업이란 두 브랜드 간의 상호이익을 얻기 위한 제휴 방식으로, 영화 및 드라마에서 제작사가 ost 총괄을 맡는 우리나라의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의 경우 영화 제작을 위해 계약한 음원 유통사가 영화 ost앨범 제작에 참여하는 반면, 일본은 아티스트가 계약한 음반 레이블의 참여로 앨범을 제작한다. 따라서 한국 OST와 일본의 OST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앨범에서 아티스트의 존재감보다 콘텐츠의 존재감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국은 콘텐츠 제작사의 지휘가 핵심이 되어 음악을 제작하는 반면 일본은 아티스트 및 아티스트 계약사의 직접적인 기획으로 만들어진 음악의 저작권을 사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타이업 방식은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한 아티스트가 많은 일본 시장에서는 콘텐츠와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콘텐츠의 영향으로부터 곡 퀄리티가 자유로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극장판 체인 소맨: 레제 편'의 ost가 수록된 [IRIS OUT/JANE DOE]의 크레딧에서 요네즈 켄시의 소속 레이블인 소니 뮤직이 앨범을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음악이 콘텐츠에 소속되는것이 아닌, 음악과 콘텐츠를 전합하는 전략은 캐릭터의 서사와 겹치는 음악 콘셉트가 애니메이션과 시너지를 발하면서 몰입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음원에 대한 이지도를 확장하기까지에 다다를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다. 이는 아티스트의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는 K-POP 아티스트의 인지도 구축 방식과도 유사하다. 물론 음악의 홍보에 있어 콘텐츠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편법에 불가하며 본질은 음악에 있어야함은 틀림없다. 지금 우리는 이 상업 구조에서 일본의 아티스트가 우리나라의 '인디 아티스트'의 입장과 비슷하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자급자족(Indie)에 이야기를 얹다


인디 음악의 리스너들은 '남들과는 다른 음악 취향'을 가지는 것에 자랑스러워하는 사고 방식을 가지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디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예를 들자면, 역주행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지평선>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록발라드의 구조를 가지는 음악이지만 천문학적 용어를 활용해 사랑의 감정을 글에 녹이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갖추어 상징성 있는 음악을 만들었고, 그 주제가 있다는 점만으로 확고한 취향층을 구축할 수 있었다.

가수 윤하(좌), 버추얼 아티스트 플레이브(우) 모두 스토리텔링이 기반이 되어 흥행작을 만든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버추얼 그룹 PLAVE(플레이브) 또한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대표적인 아티스트이다. 버추얼 아티스트에 대한 접근성이 약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엔 음악을 향한 진심과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걸어온 그들의 서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은 해외에도 닿았으며 대표곡인 <DASH>로 빌보드에 입성하는 등 그들의 행보는 성공가도를 그리는 중이다. "열심히 했기에 인정받았다."라는 뻔한 인풋과 아웃풋이지만 안정성을 위한 편법을 찾는 데에 전전긍긍한 시기에 기본을 갖추는 성공 사례는 찾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기본에 기본을 쌓았다는 스토리가 대중에게 닿은 것이 플레이브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 "대중성이 제일 중요하다.", "취향층이 좁은 음악 장르는 성공하기 어렵다."와 같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듯한 사고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음악 장르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고 있다. K-POP 붐이 일어난 사회에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은게, 일본 음악의 차트 입성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악 취향이 무의식 중에 다양함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눈에 띄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개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PR 즉,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을 때 비로소 대중들은 고개를 돌리고 바라보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는 음악의 홍보를 위해 이야기를 쓸 필요가 있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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