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님 / 프로덕트 디자이너 / 차봇 모빌리티
Q. 서울숲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 탕하고 싶은 이은지입니다.
Q. 임팩트 있는 자기소개네요!
네! 뭐라도 한 탕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거든요.
Q. 인터뷰에 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들어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저는 제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해왔는데요. 그런 활동들을 저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내가 생각해 오고, 배워왔던 것들을 같이 이야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참여하시는 소모임이 다양하신 것 같아요!
21살에 아트 시장에서 스태프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만난 분들이랑 관련 주제로 소모임을 만든 게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는 디자인 전공이다 보니 디자이너 친구들이랑 모여서 소모임 진행했구요. 졸업하고서는 SNS를 통해 다양한 소모임에 참여해 왔어요.
Q. 은지 님께서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신데요. 현재 차봇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차봇은 운전자를 위한 통합 모빌리티 앱이에요. 저는 앱 유저를 새로 찾아내고 어떤 서비스가 누구한테 유용할지 분석하고 또 그 분석을 토대로 앱 서비스를 기획 및 디자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프로덕트’를 물리적 물건으로만 생각하고 제품을 디자인하시는 분으로 생각했는데요. 비단 물리적인 것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더라구요.
맞아요, 간단히 이야기하면 쉽게 쓸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가치고 목표예요. 예를 들어서 쇼핑 앱이라도 누구에게는 저렴하고 많은 상품을 볼 수 있는 앱이 좋을 수 있고, 누구에게는 상품 하나하나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앱이 좋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유저에 따라 어떤 것을 제공해야 더 편리할까 고민하는 업무예요.
Q. 유저에 따라 다양성도 나타날 수 있는 반면, 한 가지 포맷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고민이 늘 따를 것 같아요.
회사에 소속돼 일을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시작점이 정해져 있잖아요. 회사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사업 모델이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유저를 역으로 찾아야 해요. 그 과정에서 리서치가 진짜 중요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범위가 너무 좁혀지면 일부 유저에게만 좋다 보니 활용도가 낮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적당한 그 범위를 찾는 게 중요해요. 더불어 리서치에 대한 중요성을 설득하는 게 또 어려운 것 같아요.
Q.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말 다양할 텐데요, 그중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글을 읽었어요. 은지 님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제가 알고 있는 걸 적절한 때에 표현할 수 있게 조절하려는 편이에요. 최근에 직장 동료한테 들은 말이 있어요. 아는 게 너무 많으면, 뭐부터 나와야 될지 몰라서 푹 찌르면 툭하고 바로 나온대요. 저는 디자이너고 결국에는 사업 모델 또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디자이너로서의 무언가로 계속 공만 날리면 공이 맞지 않잖아요. 그래서 요즘 연습하는 게 제가 디자이너로서 펼칠 수 있는 역량을 여러 수를 두고, 사업적으로는 이런 면을 고려해야 하는구나를 먼저 소화한 이후에 얘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알고 있는 무언가를 어느 포인트에 직결시키느냐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낄끼빠빠 뉘앙스네요!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일을 추진하는 동력을 어디서 얻나요?
크게 두 개가 있어요. 첫 번째는 욕심이요. 내가 쓰더라도 이 앱을 쓸까 계속 고민하고, 우리 엄마 아빠한테 물어봐도 이거를 이해할까 생각하면서 기준점을 높이 두려고 해요. 두 번째는 동료분들인데요, 저한테 진짜 큰 힘이 돼요. 저 혼자 하다 보면 그 기준점이 아무리 높아도 계속 타협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동료분들이랑 함께하면 피드백을 나누게 돼서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Q. 은지 님만의 루트가 있을까요?
자기 전에 애플워치를 빼두고 충전해 놓은 다음에 잘 때 다시 껴요. 워치 산 이후로 매일매일 하는데 제가 생각보다 수면이 얕고 잘 깨더라구요. 아침에 수면 패턴을 확인하곤, 그날 스케줄도 짜면서 하루 일과의 참고사항이 되고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위안이 되는 것도 있어요. 내가 괜히 힘들었던 게 아니네 하면서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게 돼요.
Q. 은지 님의 무드를 지키기 위해 꼭 챙기는 리추얼이 있을까요?
아침 시간을 챙기는 게 제 리추얼인 것 같아요.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난 날 힐링되는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 같아요. 아침마다 항상 커튼을 한 번 열어요. 일찍 일어난 날은 그냥 햇빛 앞에 앉아서 천천히 밥을 먹고 가끔 노트북 켜서 어제 못했던 할 일 한 번씩 보는 시간을 가져요.
Q. 요즘 열중하고 있는 것은?
퍼스널 브랜딩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거예요. 소모임 외에 웹전시도 열고, 이런 인터뷰 자리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딩을 시도해 왔는데요. 처음엔 인스타그램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미지 하나로 처음에 시선을 딱 잡다 보니까 콘텐츠보다는 이미지에 더 집중되는 게 있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미지에 다 담기지 않았어요. 다른 포맷으로 생각해 보자 해서 블로그를 공부 중이에요!
Q. 마지막으로, 은지 님에게 '나다움'이란!
온, 오프가 잘 되는 것. 주변에서 ‘네가 제일 바쁘게 사는 것 같아, 욕심이 있다, 야망 있다 ’ 이런 말을 되게 많이들 해주세요. 옛날에는 정말 그렇게만 살았더니 번아웃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는 온, 오프 하는 법을 깨우쳐서 쉴 때는 확실히 쉬고 놀 땐 놀아요!
Q. 일을 하다 보면 그 경계선이 굉장히 모호하잖아요. 이를 구분 짓는 은지 님만 팁이 있으신가요?
제가 힐링이라고 느끼는 거를 ‘힐링’이라고 인지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전엔 아침을 보내는 시간도 그냥 ‘좋네’ 하고 넘겼는데, 요즘에는 그 시간을 ‘진짜 좋다’라고 인식하려 해요. ‘나는 지금 일하고 있지 않고, 나는 진짜 쉬고 있다.’ 라고요. 점심시간에 길 걷다가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걸 표현하면, 그 순간에 또 오프가 되는 거예요:)
2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