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정체성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

책 읽는 워킹맘

by 조여사

알고리즘으로 인해 편향된 의견만 보기 쉬운 요즘, 양극화가 심한 세상에서 일부러라도 양쪽의 의견을 모두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읽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민주당 성향의 엘리트적인 관점에서 공화당의 트럼프를 비판하는 논조의 글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라는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을 쓴 저자에 대해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책을 고르는 편이라서 저자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이적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치평론가라고 하네요. 이 책의 저자는 민주당이 과거 노예제 옹호 정당이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흑인들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반민주당 성향을 내세우는 흑인보수주의자로 흑인으로서 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공화당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힌 책입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저자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비록 다수의 지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잠재적 독재자들이 주류로 나오지 못하도록 다소 민주적이지 않은 수단을 발휘하는 것이 때에 따라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논리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종차별적인 언어 습관과 흑인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증명되었지 않냐며 린든 존슨 대통령을 비판하며 흑인들의 지지를 받았던 그의 흑인 민권 정책 또한 거짓된 어젠다에 속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에서 여성 차별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트럼프는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런 비판을 많이 받았던 듯 책의 말미에 이미 민주당 엘리트 정치인들의 정책에 피해를 본 흑인들이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더 잃을 것이 무엇이 있느냐며 본인은 트럼프의 애티튜드에서 묻어 나오는 일종의 무례함, 진실을 꿰뚫을 때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배짱에 감탄했기 때문에 흑인들을 빈곤과 망가진 교육, 파탄된 가정에서 구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트럼프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일어나야만 하는 일을 보도하는데 익숙해진 주류 미디어라던지, 흑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들과 백인과 흑인 사이 벌어진 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정책들은 오히려 그 격차를 더 심화시켰다거나, 모든 남성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변질된 페미니즘, 자유란 책임을 완수할 때에야 비로소 따르는 보상이라던지 하는 저자의 주장은 공감 됩니다. 대부분의 흑인들이 무지성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대다수의 기독교 백인들은 공화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전체주의적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리 공감되지 않습니다. 내가 한국에서 한국의 주류 미디어가 보여주는 트럼프의 모습만을 보기 때문인 것일까요.


100% 완전무결한 것은 없습니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당을 지지할 수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모든 것이 어느 한쪽 편에 선다는 것은 그들의 티끌을 어디까지 내가 감내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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