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바라보는 <라이프 트렌드 2023>

책 읽는 워킹맘

by 조여사

제가 유튜브를 통해 미니멀리즘이란 것을 처음 접한 건 2017년도였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no-buy가 눈에 띈 건 2019년도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유튜브 알고리즘에 <반백수 김절약씨>를 시작으로 절약, 미니멀, 무지출 관련 동영상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시절 창궐하던 100억 부자, 롤렉스, 샤넬 등으로 부를 과시하던 플렉스에서 이제는 무지출, 절약, 미니멀이 트렌드인 듯합니다. 사실 책을 읽을 때까지 그저 이런 게 많이 보이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게 모두 트렌드였군요.

미니멀리즘을 알게 된 2017년부터 미니멀리즘 관련된 동영상과 프로그램들을 즐겨봐 왔습니다. 꽤나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미니멀리즘과 채식주의, 플라스틱 소비하지 않기, 유기농, 친환경, 로컬 소비, no buy, low buy, 제로 웨이스트, 착한 소비, 중고거래의 키워드는 모두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본 미니멀리스트들이 모든 미니멀리스트들을 대변한다고 할 순 없겠지만 미니멀을 표방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맥시멀리스트에서 출발한 듯합니다. 대부분 화장품이던 옷이던 본인의 수입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소비를 하다가 다양한 이유로 현타를 느끼고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리고 미니멀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10%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가지고 있는 것의 90% 정리 및 무소비 표방)가 되었고, 40%는 아직도 노력 중이고, 30%는 현실과 타협하였고 20%는 미니멀리즘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40%는 채식주의자며, 10%는 간헐적으로 채식주의식단을 먹고 있습니다.

비소비를 표방하며 그들은 지속가능한 (sustainable) 것들을 소비합니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목화를 이용해서 생산된 면으로 만든 옷이던지, 합성섬유와 패스트패션을 지양하고 울이나 캐시미어소재로 만든 옷이라던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하여 로컬에서 재배된 식재료를 사고, 로컬기업들이 만든 것들을 소비하고, 새 제품을 사기보다는 중고 거래를 합니다. 유기농은 대량생산된 것들보다 비싸고, 울이나 캐시미어 같은 천연소재의 제품들도 패스트패션회사에서 만든 합성섬유 옷보다는 비쌉니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그런 비용을 감수하고 이런 소비를 합니다. 그리고 물건이 아닌 경험(여행, 취미생활, 자기계발)에 대한 소비에는 관대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정해놓은 불편함의 한계를 넘어서면 어떻게 해서든 구실을 붙여 내 행동에 대해 정당화를 하기 마련이죠. 채식주의자지만 중고는 탄소발자국이 없는 것이라며, 그리고 자원을 재이용하는 것은 괜찮다며 가죽재킷을 사기도 하고, 그린 워싱이 의심되는 기업들의 유기농 라벨이 붙은 제품들을 소비하며 그래도 이런 제품들이 일반제품보다 낫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제가 구독하는 미니멀리스트 유튜버 10명 중 3명은 내가 구독하는 기간 동안 중고샤넬가방을 샀습니다. 이건 제가 패션 관련 미니멀리스트를 구독했기 때문일까요? 그들에게 샤넬가방은 왠지 모르게 굉장히 상징적인 것 같습니다. 에르메스를 언급하지 않는 건 왜 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니멀하면서 절약한 돈으로 (+ 유튜브 수익으로) 이들 중에 40%는 집을 샀거나 집을 키워서 이사했습니다.

유튜브가 나에게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따라 몇 개의 절약과 무지출 브이로그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지속가능한 유기농 의류 제품이라던지,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소비하자는 내용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시적 비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그 트렌드가 더 확장되면 우리나라도 외국의 패턴대로 조금은 움직일까요?


<라이프트렌드 2024>에서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를 소유한 부자로 조용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올드머니와 핫플레이스를 2024년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라이프트렌드 2025>에서는 요란하고 복잡하고 갈등 많은 경쟁 사회에 지친 사람들이 이제는 홀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조용함(Quiet & Silent)가 트렌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패션 분야의 조용한 럭셔리에서부터 조용한 여행, 조용한 걷기, 스텔스 가전, 스텔스 캠핑, 음소거 챌린지, 멍 때리기, 조용한 숏폼, 조용한 휴가, 조용한 사직, 조용한 해고, 조용한 고용, 내향적 리더, 내향성 경제 등 이 전방위적인 트렌드로 떠올랐으니 다시 웰빙과 같은 개인의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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