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그릇(소설)

7. 귀신이 말했다.

by 묘길 조길상

깨어진 그릇

7. 귀신이 말했다.


나는 안젤리나 졸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졸리야,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옆에서 선거를 돕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사실이야. 귀신스런 상황을 만들지 말고 보좌관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하고, 감사를 해야 선거 캠프가 잘 돌아가겠지. 한국 신문에 ‘귀신이 말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어. ‘귀신이 말했다’는 신문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아.

국회에 처녀귀신이 산다는 괴담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에 귀신이 산다는 이야기는 지난 5월부터 불거졌다. 지난 5월 13일 새벽 2시경 국회의원회관 7층 사무실에서 한 국회의원 보좌진이 작업을 하던 중 귀신을 봤다는 것.

이 보좌진은 작업을 하던 중 잠시 눈을 붙였는데, 그 때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한 여인이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봤으나 여자의 형태가 흐려지면서 눈에서 사라졌다고 증언해 국회 처녀귀신 괴담이 나왔다.

이 처녀귀신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는 귀신이 나타난다는 괴담들이 종종 나돌고 있어 풍수지리학자들 마저 국회의사당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풍수지리학자들은 “국회의사당이 자리잡은 여의도동 1번지는 예전에 ‘양말산’이라고 불렸던 궁녀들의 공동묘지”라며 “한 많은 궁녀들의 무덤가에 국회의사당을 지었으니 궁녀들의 원혼이 아직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맴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사무처가 의사당 뒤편에 설치한 65톤이 넘는 거석이 이러한 지세를 누르기 위한 ‘남근석’이라고 알려져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투데이코리아, 2008년 07월 28일>

이 기사는 ‘귀신이 말했다’는 내용인데 이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에 대한 통찰이 들어있는 시(詩)를 먼저 알아야 해.

사람은 말을 한다.
사람만 말을 한다.
말은 말을 한 사람의 말이다.
내가 한 말은 내 말이고, 그대가 한 말은 그대의 말이다.<심오한 놀이>에서

이 기사를 이해할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귀신의 말’이야. 사람만 말을 하기 때문에 귀신은 사람이겠지. 기사에서 귀신은, 국회의원 사무실로 들어갔으므로 국회의원이야. 그러므로 ‘귀신 국회의원이 집에 들어가서 자’라 말하고 사라졌다는 말이야. 국회의원 보좌관은 집에 가지도 못하고 밤을 새워 일을 하고 있어. 그런데 귀신스런 국회의원은 보좌관을 배려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보좌관은 ‘아, 나도 집에 들어가서 자고 싶다.’는 마음을 귀신에 빗대어서 말하고 있는 것이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보좌관을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 옛날에 궁녀 보좌관들도 귀신스런 상황 때문에 참 힘들었던 것 같아. 국회에서 씻김굿을 한 번 해야 하나 싶기도 해. 졸리야, 귀신스럽게 하지 말고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후보자가 되기를 바랄게.

그리고 내가 찌짐집 황금분할을 열기 전에 구상한 사업계획서도 참고하면 좋겠어. 어떤 일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고, 전략이 필요하고, 연출이 필요한 것 같아. 이렇게 메뉴얼을 잘 만든 다음에는 운명에 따르면 되겠지. 전쟁에서 장군의 덕목으로 지장(智將) 용장(勇將) 덕장(德將) 등이 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장(福將)인 것 같아. 지도자가 복이 있으면 전장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다대(多大)한 것 같아. 이런 점에서 인류의 역사에서는 지도자의 팔자가 참 중요한 것 같기도 해.

얼마 전에 목욕탕에서 할머니 한 분을 만났어. 그 할머니는 너와 내가 찌짐집을 할 때 목욕탕에서 만난 할머니인데 너를 안아주고, 너와 함께 울어주고, 너에게 돈을 준 할머니였어. 그 할머니는 너의 두툼한 입술을 기억하고 있었어. 그리고 너의 두툼한 입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만들어 주는 복입술이라 좋은 팔자를 타고 났다고 하더라. 사람이 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니까 그 할머니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더라.

복입술 안젤리나 졸리야,
좋은 팔자를 타고난 안젤리나 졸리야,
너의 뜻대로 되기를 바랄게.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랄게.
찌짐 굽던 날을 그리워 하는 분홍이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