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파(Kalpa) 제국 연대기(소설)

1. 빛의 바다를 헤엄치다

by 묘길 조길상

칼파제국연대기

1. 빛의 바다를 헤엄치다


우주가 거대한 숨을 들이마시며 수축하던 시대, 인류는 육신에 갇힌 존재가 아니었다. 영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에테르 성계의 최상층인 광음천(光音天), 그곳에서 로자, 가모, 그리고 사나는 순수한 의식의 형태로 존재했다.

순수한 의식은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하였으며, 로자를 해라 할 때 가모는 해그림자이며 사나는 햇빛이었다. 우주의 모든 존재는 ‘해, 해그림자, 햇빛’ 이렇게 서로서로 조건지어져 존재하였으며, 로자와 가모와 사나는 셋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셋이었다.

그들은 음식을 씹을 필요가 없었다. 오직 존재의 환희와 기쁨으로 에너지를 충전했고, 그들의 몸은 그 자체로 항성보다 밝게 빛났다. 그들은 태양을 손으로 만지기도 하고 태양 속에서 헤엄을 치기도 했다. 이렇게 항성 사이를 헤엄치며 수천수만 년을 존재하던 어느 날, 우주가 다시 거대한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팽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