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케일링을 했을 때 손이 거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를 봐주는 치과위생사의 손이 거칠다면 ‘내 입에서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부드럽게 일하기 위해 계속 신경을 썼다. 일을 시작한 지 2달 정도 됐을 때 한 환자가 자신이 받았던 스케일링 중에 제일 안 아프고 시원하다며 감사 인사를 하고 진료실을 나간 적이 있었다. 입사하고 처음 받은 칭찬이었다. 안 아팠다는 말은 지금까지 신경 썼던 손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였다. 시원하다는 이야기는 치석이 깨끗하게 제거된 걸 환자도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 듣는 칭찬에 당시에 직업 만족도가 급격히 상승했었다.
금니를 씌우기 위해 본을 뜨고 임시치아를 제작할 때 일이다. 임시 치아는 환자의 구강에서 직접 맞춤으로 제작해야 하므로 처음 임시 치아를 제작할 때 치아 1개 기준으로 30분 정도 소요됐다. 진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구강 내에서 모양을 찍고 본을 뜨는 동안 치아 모양으로 다듬고 있었다. 본을 뜨는 5분 동안 모양을 잡고 교합을 보기 위해 환자에게 맞춰봤는데 다른 치아와 인접면의 간격과 교합이 딱 맞았었다. 잘 만든 임시치아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한창 임시 치아를 만들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연습을 한 시기였기 때문에 연습의 결과가 한눈에 보여서 굉장히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