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거부전략

강대국 경쟁시대에 미국의 방어전략

by 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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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거론되는 인물인 Elbridge Colby 現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2021년도에 저술한 "거부전략" 책을 원문으로 읽어보았다.


우선,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떠나 연역적 접근으로 본인의 주장을 명쾌하고 간명하게 풀어나가는 게 인상깊었다. 콜비의 주장을 요약하면,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서는 어떤 지역에서도 한 국가가 패권으로 등장하는 것을 막아야 되는데,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과 국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에 대항하여 반패권연합(anti-hegemonic coalition)을 구축해야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느낀 점은 콜비는 일본과 호주를 1st tier 동맹으로, 한국은 2nd tier 동맹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일본과 호주는 미국의 반패권연합에 기여할 부분이 많고, 특히 일본은 경제력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기여를 해야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미국 국민들도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반패권연합 구축 노력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데 있어 동시성(sisimultaneity)의 문제, 즉 동시에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된다고 하면서, 그러한 전쟁을 일으킬 대상으로 북한, 이란, 러시아를 꼽는다.


북한에 대해서는 재래식 전력 규모는 크나 낡았고, 미국도 북한의 정권교체를 시도할 전략적 이익이 없다고 단언한다. 또한, 한국 스스로 북한을 지키는데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한국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한국은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재래식 전력면에서 압도하기 때문에 북한의 침공을 격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점인데 그렇기 때문에 미사일방어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미국은 (재래식 전력이 아닌) 핵전력을 통한 억제만 제공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즉, 북한에 대해서는 (1) 북한의 핵/장거리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고, (2) 효율적으로 미사일방어 체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3) 외교적 관여를 지속하고, 이 3가지 노력이 실패하면, 미 확장억제를 더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행동을 중국과 연계해서 중국으로 하여금 움직이도록 하고, 이것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한국, 일본에게 소위 "friendly proliferation"을 시도(즉, 한일의 핵무장)해야된다고 한다. 단,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은 엄청난 전략적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상기 콜비의 마지막 주장인 한일 핵무장론을 두고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에 자체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핵무장을 콜비가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콜비 주장을 가만히 보면 결국 한일의 핵무장도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콜비는 재래식 전쟁에서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거나 승리하게 되면, 핵을 보유한 한국과 일본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중국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고, 그렇다면 미국도 중국에 대해 핵을 사용하게 될 유인이 커진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일본, 호주, 필리핀 주둔 미군에 대한 언급은 꽤 있는데 주한미군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었다. 재래식 전력면에서 한국이 북한을 압도하는 만큼,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핵 억제만 제공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콜비가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무튼, 현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의 핵심인사라 할 수 있는 콜비의 저서인 만큼, 업계 종사자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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