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by 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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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샤이머와 왈트 교수는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업계 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외전략(offshore strategy)의 창시자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두 명이 유명해진 건 이번에 읽은 "The Israel Lobby"라는 책을 공동 저자로 집필한 이후이다.


저자는, 미국내 이스라엘 로비단체가 미국의 중동정책을 어떠한 경우에도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 및 집행되도록 유도해 왔으며, 이는 미국의 국익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국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다. 국제 무대에서 영원한 적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이스라엘 로비단체들은 이스라엘이 하는 모든 행동은 도덕적으로 정당하며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하다는 캠페인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미국의 대중동정책의 유연성이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클린턴 행정부 때의 이란과 이라크 양쪽을 모두 압박하는 이중봉쇄(dual containment) 전략은 이스라엘 로비단체의 지원을 받은 미 의회에서 강행하여 추진된 전략인데, 이 전략은 미국이 중동이라는 수렁에 빠지게 만들고 이라크와 이란 양쪽으로부터 미국을 철천지 원수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냉전시대에는 당시 소련의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미국에 전략적 가치가 있었지만, 소련 붕괴 이후 그 전략적 가치를 상실했다가 9.11 테러 이후 다시 중동 내 테러세력의 득세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공조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지만, 이스라엘과 공조함으로써 오히려 중동 국가들의 반미 감정이 고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재규정하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즉, 중동에서의 미국의 이익은 (1) 에너지 접근성 유지, (2) 중동 내 WMD 확산 차단, (3) 반미 테러 억지이며, 진정으로 두 국가 해법 실현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으로부터 과감한 양보를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 책이 출간된 2007년 전까지는 이스라엘 로비 단체에 대한 비판이 거의 없었던 상황이라 미국 내부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약 20년 뒤인 오늘날에는 그다지 새로운 주장은 아닌지라 집중해서 읽기가 조금 어려웠다. 결국 중간 중간은 넘겨가며 읽고, 결론의 정책제언 부분만 제대로 읽고 마무리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을 벙커버스터로 폭격하고, 1기때의 아브라함 협정을 살려 이스라엘-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일련의 시도들이 과연 이스라엘 로비단체의 영향을 받아서 진행되는 것일지 궁금했다. 책에 등장하는 찐 이스라엘 로비 단체들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구상을 탐탁치 않게 바라볼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야 말로, 로비 단체들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대통령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란 핵시설 폭격이 이스라엘의 큰 환호를 받았지만, 네탄야후의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원하는 이란 붕괴 및 정권교체까지는 트럼프 대통령도 바라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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