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익어가는 가을

by 카이로스 장달식

마음속에서 익어가는 가을

장달식


설익은 가을을 주워보려고

이른 아침 안양천을 지나 한강에 왔다


빈 그릇의 바닥을 가을에 대한 염원으로 깔아놓고


짙은 갈색의 갈대와 색이 변하지 않은 도꼬마리를 모아서 밑바닥을 장식한 후

그 위에 설익은 벼 이삭을 올려놓는다


코스모스 몇 송이를 모아서 예쁜 색깔을 만들어 오른쪽을 치장하고

왼쪽에는 새로운 세계와 이어줄

둥지를 지어준다


여치와 떠나지 않은 철새들의 소리가 흐르게 하고

아침 이른 시각의 기온과 바람을 모아 빈 공간을 채운다


마음의 가을은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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