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 심는 꽃

by 카이로스 장달식

고흥에 심는 꽃

장달식


“무슨 사연이 있겠지”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어지는 상상을 뒤로한 채

잊을 수 없었던 소녀의 꿈을 찾아

남쪽 끝 고흥에 터를 잡는다.


왕궁이 아닌 광야에서 외치던 선지자인 양

서울이라는 화사한 터를 박차고 나와

바람을 따라 바닷물이 마당에 와 닿는

조그만 섬 집에서 새날을 열어간다.


해가 지기에는 아직 이른 시각에

오랜 세월 마음속에 품어온 꽃을

옮겨 심는 바닷가엔

하얀 조각달이 떠오른다.


삽과 괭이를 들어 나무를 가꾸고

호미를 들어 꽃밭은 일구는

서울 아낙의 어설픈 춤은

생명으로 향한 열정을 넘어

영혼에 대한 신화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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