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제가 보고 행한 모든 것은 이곳과 똑같은 고요와 똑같은 어스름, 살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똑같은 침묵이 지배하는 정신의 공간 속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정신을 집중해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저는 늘 저녁 이 시간 이 정원에, 폐하의 면전에 앉아 있습니다.
어쩌면 이 정원은 내리감은 우리 눈꺼풀의 그늘 속에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중략) 어쩌면 이 세상에는 쓰레기로 뒤덮인 황량한 땅과 칸 왕궁의 공중 정원만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을 나누어 놓는 것은 우리의 눈꺼풀이지만 어떤 게 안이고 어떤 게 밖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