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은데 포기하지 못하는 나

아직 이름 붙이지 않아도 되는 구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너무 자주, 너무 쉽게.


이쯤이면 그만해도 되지 않나,

나 말고도 잘하는 사람은 많잖아,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포기하려 하면

몸이 먼저 멈춘다.

싫어서도, 미련 때문도 아닌데

마지막 한 발짝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포기하고 싶은데

포기하지 못하는 상태로 남아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건 욕심이나 집착이 아니다.

여기까지 와버린 시간과

그 사이에서 변해버린 나를

쉽게 부정하지 못하는 마음에 가깝다.


그래서 포기하지 못하는 건

지금까지의 나를

헛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끝을 내기엔 아직 마음이 도착하지 않았고,

계속하기엔 이미 너무 지쳐 있는 상태.



지금의 나는

결정을 미루는 중이다.

포기도 아니고, 계속도 아닌 채로.


그리고 어쩌면

이 애매한 상태 자체가

지금 나에게는 필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직 이름 붙이지 않아도 되는 구간.


나는 또 그 구간을 묵묵히 열심히 살아내겠지.



오늘도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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