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_ 2

타인 관계

by grassrain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빠르게 걷고 있어서일까. 심장이 널뛴다. 여태껏 혼자 실컷 있어 봤으니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말자.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마음인 걸까.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부딪혀 보면 더 정확한 내 마음과 생각을 알아챌 수 있겠지. 자고로, 사람이라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 한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너무 고립되지 말자. 나를 감추고 사람들을 피할 이유는 없다. 나도 나름 괜찮은 사람이다. 내가 진짜 괜찮은 사람임을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에게 증명해 보자. 확인해 보자. 활짝 열어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자. 그들도 나와 같은 종족이다. 너무 겁먹지 말고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 더불어 나를 잃지 말자고 되새긴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나타나면 아무리 깊은 새김도 순식간에 풍화한다.

호흡을 크게 들이마시며 숨 고를 새도 없었다. 공기가 들어와야 할 두 콧구멍은 좁아지다 막혀 버린다. 며칠 동안 머릿속에 묵혀 두었던 인사말들을 꺼낸다. 동시에 앞니를 드러내며 즐거움을 표현한다. 말려 올라간 윗입술은 내려오지 못한다. 어느새 입은 커다란 역삼각형 모양이 된다. 잦아드는 주변 소리에 나도 같이 소멸할 것 같다. 내 소리를 점점 더 크게 낸다. 높아진 목소리와 함께 뇌의 압력도 최고치를 향해 오른다. 귀가 멍멍해진다. 동공은 크게 열린 채 투명해진다. 어디에도 초점을 맞추지 못한 채 시야는 아득해져 간다. 두 눈썹은 한껏 치솟아 있다. 마치 작은 짐승이 최선을 다해 대항하는 것처럼 하찮고 같잖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grassrain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글쓰기에게 치유 당하고 있어요.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이는게 아주 많~이 부끄럽지만 그 누군가에게 나의 글이 작은 토닥임으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6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