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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상 Jul 28. 2024

석사생의 취준생활_5

면접 tip: 포트폴리오

석사생과 학부생의 면접은 매우 달라 보인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석사생에게는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실 학부생들도 직무 관련 인턴이나 프로젝트 경험이 있으면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되기 때문에 석사생의 포트폴리오와 비슷하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본인이 2년 동안 무엇을 연구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면접자 입장에서 면접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내가 주도적을 할 수 있는 것은 맨 처음 자기소개뿐이다. 그 후에는 면접관들의 질문에 대답만 할 뿐이다. 그 대답마저 너무 길어지거나 질문의 의도와 상관없는 대답을 하게 되면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진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하게 되면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

내가 어필하고 싶은 인턴 경험이나 공모전 경험이 있지만 어필할 기회를 주지 않게 되면 점점 초조해진다. 시간은 흐르게 되고 나의 경험을 어필하지 못한 채 면접이 끝날까 봐 걱정이 된다. 이런 초조함 속에서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어쩌면 연관성이 있어야만 하는 질문이 오면 준비했던 나의 경험을 어필한다. 그러나 질문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고 결국 엉뚱한 대답을 한 결과가 됐다. 그렇게 제대로 어필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매력적이지 못한 면접자가 돼버렸다.

이런 면에서 포트폴리오 발표는 엄청난 기회다. 내가 주도적으로 방향을 이끌 수 있고 어필하고 싶은 부분을 원 없이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면접 전에는 가장 준비하기 귀찮은 부분이지만 한번 준비해 놓으면 기업마다 조금씩 변형해서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쉬운 면접 준비다. 귀찮다고 대충 준비해서는 안된다. 면접장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잘 살려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될까?


무조건 짧게


앞에서 말한 부분과 상반되는 의견이다.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인데 왜 짧게 해야 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럴수록 짧게 해야 된다. 사실 면접관들은 내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크게 관심이 없다. 내가 지원한 직무가 정확히 일치하면 관심이 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를 들어 내가 2년 동안 배터리 랩실에서 배터리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회사에 지원을 했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갔지만 면접관들이 잘 모를 수 있다. 랩실에서 하는 연구는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기술들이다. 그에 반면 기업에서 하는 배터리는 양산 가능한 기술들을 취급한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은 ‘석사생의 취준생활_4’를 참고하면 된다.

따라서 최대한 짧게 발표해서 흥미가 없는 주제는 빠르게 넘겨야 한다. 만약에 관심이 있는 주제가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서 추가 질문이 들어올 것이다. 이때 자세히 얘기하면 된다. 처음부터 자세히 얘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발표 시간이 주어지는 곳도 있을 것이다. 이전에 면접 봤던 기업에서 15분 이내로 발표하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5분을 꽉 채우려고 준비할 것이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14분 30초 정도 걸렸다면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면접관들은 발표 시간을 측정하지 않는다. 측정한다면 너무 길어질 때 발표를 끊기 위함일 것이다. 15분 발표면 10분 안에 발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7분 안이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발표 시간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7분 안에 발표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봤던 배터리 회사 면접에서는 포트폴리오 발표만 있다고 할 뿐 시간이 적혀있지 않았다. 난 10분 안쪽으로 준비해 갔는데 면접관님이 5분 안에 발표하라고 했다. 최대한 줄이면서 발표했지만 7분 정도 걸렸다. 면접관님은 5분 안에 하라고 했는데 5분이 넘었다면서 1 문장으로 요약해 보라고 하셨다. 이때 깨달았다. 사실 나만 신나서 발표했지, 면접관들은 모르는 내용이기 때문에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현실을.


결론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포트폴리오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졌다고 신나게 내 얘기만 해서는 안된다. 면접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면접관들이 듣고 싶어 할 만한 내용을 얘기해야 된다. 내가 2년 동안 연구한 내용과 면접관들이 듣고 싶은 주제. 이 두 가지 내용의 교집합을 얘기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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