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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상 Sep 06. 2023

공대생의 중국 교환학생_1

대학교 3학년 1학기. 중국에 있는 베이징 이공대학교로 1학기 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공대생으로서는 교환학생 가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전공 수업이 가장 많은 3학년 1학기에 갔었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의 만류도 있었다. 나 스스로도 많은 걱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외국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외국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앞뒤 따지지 않고 지원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걸림돌

우선 학점이 가장 문제였다. 교환학생을 가면 학점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특히 공대의 경우 과목 연관성을 보고 교수님들이 판단하기 때문에 학점 인정을 잘 안 해준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교환학생을 갔다 오면 1학기를 통으로 날리기 때문에 졸업학점을 채우지 못하고 추가 학기를 들을 가능성이 있었다. 추가 학기를 듣게 되면 어떤 진로를 택하든 6개월씩 지연된다. 또한 등록금도 만만치 않다. 이 모든 걸 감수할 정도의 가치인지 고민이 들었다. 

두 번째는 생활 적응이었다.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대부분의 수업을 영어로 하게 된다. 그러나 영어는 감사한 언어이다. 중국으로 가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활은 중국어로 이루어질 것이다. 난 중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과연 생활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실제 생활은 나의 걱정보다 더 큰 문제였다. 중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았다. 특히 나의 전공인 화학공학은 모든 과목이 중국어 수업이었다. 또한 중국어를 모르는 중국 생활은 매우 답답했다. 다른 해외에서는 영어를 하거나 영어를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하려고 했다. 내가 겪은 중국은 영어를 못하는 비율이 높았고 중국어를 못한다고 하면 소통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중국어를 하나도 공부하지 않고 중국을 간 것은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능한, 매우 패기 있는 일이었다.


그냥 가자

이런 걱정들을 했지만 이런 문제들 때문에 갈까 말까를 고민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이미 가기로 결심은 했었고 가게 되면 ‘이런 문제들이 있지 않을까’하고 걱정했던 것에 불과했다. 내 스타일은 항상 이랬던 거 같다. 처음에 결심하게 되면 어떤 문제점들이 보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결심한 것을 실행할 뿐이었다. 안 하려고 하면 안 될 이유들이 보이고 하려고 하면 안 될 이유들이 보이지 않는 거 같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든 하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환학생을 갔다 온 것은 내 대학생활 중 최고의 선택이었다. 가기 전에는 걱정도 했었고, 실제 외국 생활에서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생이기에 가능했던 경험들이었고 지금까지도 너무나 값진 경험들이다. 특히 소극적이고 극 I이었던 내게 터닝포인트와 같은 일이었다. 앞으로 교환학생 일화와 엔지니어로서 나에게 미쳤던 영향에 대해 얘기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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