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속하는 주제에 대한 스케치

by Yongmoon Kim

‘세계’와 구분되는 ‘나’는 무엇일까. 삶의 어느 순간에 우리는 순수한 ‘나’의 부분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해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대개 자신에게 있는 ‘세계’의 부분들을 모두 지워가면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고자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가 없이는 ‘나’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세계와 ‘나’가 공존할 때라야만이 나를 알수도 있고, 세계를 알수도 있다.


사람들이 행위하는데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은 여기에 있다. 자신의 모든 부분이 ‘내’가 아닌 세계들로만 이루어져서 자기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나’라고 용기내서 말할 수 있는 그것.


사회학의 매력도, 사회를 연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나와는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순전히 우연히 일어나는 일도 아니라는 것”(Langer, 1989).


사랑 역시 이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관계’라면 타인이 있어야하지만 동시에 ‘나’ 역시 확실히 공존해야 한다. 가령 우리가 모두 예수의 마음을 가진다면 행복해질까? 사랑의 관계에서 ‘나’란 없고 상대방만이 존재하는데. 사랑의 의미마저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개인주의자가 된다면 해결될까? 스토킹이 상대방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나만 존재하는 이기적 사랑만큼이나 타인만이 존재하는 일방적 사랑도 뒤틀린 사랑이다.


‘나’만의 세계를 그리는 것은, 순전히 ‘세계’만 존재해서 나의 자유란 사라지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그러니 다들 너무 싸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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