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리는 시간

by 브라이트

엄마가 해주는 마사지 시간은
나를 잠들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다.


오늘은 특별히 머리 마사지부터 시작했다.
엄마의 손가락 끝이 머리카락 사이로 천천히 숨어들어
꾹, 꾹 눌러준다.
수학 문제를 풀며 지끈거리던 머리가
그 손길을 따라 스르르 풀린다.

“아, 시원해.”
“엄마, 딱 좋아.”


강약을 아는 엄마의 손길에
낮 동안 뾰족하게 서 있던 마음도
딱딱하게 굳어 있던 생각도
말랑말랑하게 빚어진다.


어제는 손등 마사지가 보너스였다.
길쭉한 뼈마디 골짜기 사이를
슥슥, 천천히 오가는 부드러운 손길.
그 손길은 나를 간질이는 바람이 되어
어느새 손끝까지 시원함을 데려온다.


이제 팔, 다리, 그리고 등.
순서를 지키듯 하나씩 옮겨가는 엄마의 손바닥이
꾹꾹 눌러준다.

“엄마, 안 힘들어?” 하고 물으면

엄마는 언제나 같은 주문을 건다.
“하나도 안 힘들어.”


엄마의 사랑이
내 몸 구석구석으로 눈 녹듯이 녹아 스며든다.

“엄마 뽀뽀!” 하면
우리는 서로를 꼭 안고
볼을 비비며 웃는다.

“엄마, 엄마는 정말 세계 최고야.”


이제 바로 누워 하늘을 보는 시간.
엄마는 조용히 내 눈을 감겨주고
다리 마사지를 시작한다.

조물조물 만져주고
쭉쭉 늘려주고
발목을 천천히 돌려
발가락 하나하나까지 시원하게 당겨준다.

그리고 나지막이

마지막 주문을 던진다.
“한 뼘만 더 커라.”


참지 못한 하품이 길게 나오고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진다.
그대로 눈을 감으면
나는 어느새 마법에 걸려
잠의 세계로 초대받는다.

작가의 이전글매미 허물 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