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투어

by 브라이트

보통 사람들은 벌레를 보면 죽이는 게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들과 ‘벌레 투어’를 떠난다.

이것은 곤충을 관찰하는 탐험이다.

대장은 나와 호준이, 희준이고 오늘의 손님은 동규와 도율이다.


출발 전, 도율이 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녀석은 툭하면 벌레를 죽이는 우리 팀의 요주의 인물이다.

“도율아, 오늘은 절대 손대지 마라.”

알았다는 대답은 들었지만 녀석의 눈빛은 왠지 믿음이 안 간다.


동규는 정반대다. 겁이 너무 많다.

호박벌을 채집통에 넣으려 하자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 쳤다.

“가만히 있으면 안 쏘인다. 무서워 마라.”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녀석은 내 등 뒤에 매미처럼 딱 달라붙었다.


아이만 그런 게 아니다. 어른도 똑같다.


어느 날 거실에 그리마가 나타났다.

엄마는 죄 없는 녀석을 휴지로 꾹 눌러 죽여버렸다.

“아! 엄마, 왜 죽여….”

“침대에 올라오면 어떡하나? 생각만 해도 온몸이 근질거린다.”

“그냥 잡아서 밖에 놓아주면 되는데. 왜 꼭 죽여야 하냐고.”


지네도 똑같이 당할 뻔했다.

엄마 손에 죽기 직전, 내가 재빨리 구조해서 마당으로 돌려보냈다.

녀석은 생존력이 강해서 다행히 잔디밭으로 잘 기어갔다.


한 번은 그리마를 놓쳐 구멍으로 숨어버리자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엄마, 그리마랑 지네는 나쁜 벌레가 아니야.

오히려 나쁜 벌레들을 잡아먹어 주는 고마운 애들이라니까.”

내 말에 엄마는 뜨끔했는지 얼굴이 살짝 빨개져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엄마가 잘 몰라서 그랬어.

윤이 말을 들으니 엄마가 벌레들한테 너무 미안해지네.”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엄마도 이제 생명을 소중히 여길게.”


그 말을 들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제발 엄마가 그리마의 입장, 그리고 내 입장도 생각해 주면 좋겠다.


사실 진짜 ‘해충’은 따로 있다.

생태계를 망치는 꽃매미나 병을 옮기는 파리, 모기 같은 녀석들이다.

이것만 제대로 알아도 죄 없는 벌레들이 억울하게 죽는 일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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