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내가 원하는 마인크래프트 모드는 어떻게든 찾아서 다 깔아준다.
자기 전, 나는 슬쩍 물었다.
“아빠, 오늘 밤에 그 ‘총 모드’ 깔아 줄 수 있어?”
아빠는 씨익 웃었다.
“알았어. 찾아보고 해줄게.”
그리고 내 이마에 뽀뽀를 하고 불을 끄며 나갔다.
나는 눈을 꼭 감았지만,
방문 아래로 새어 들어온 불빛과
거실에서 들려오는 마우스 소리에
자꾸만 귀가 쫑긋거렸다.
딸깍, 딸깍.
그 소리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외쳤다.
“됐어요?”
거실에서 아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다 됐어.
내일 퇴근하고 알려 줄게. 어서 자.”
‘다 됐다’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두 배로 뛰었다.
딱 한 번, 로딩 화면이라도 보고 싶었다.
“아빠, 한 번만 켜 보면 안 돼요?”
“안 돼! 얼른 자!”
이번엔 엄마였다. 목소리가 거실을 울렸다.
엄마는 방문을 열고 말했다.
“지금 바로 자면 내일 게임 시간 20분 추가.”
20분 보너스. 완전 레전드 제안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보너스보다 화면 확인이 더 급했다.
나는 슬금슬금 방문을 열고 나갔다.
엄마 얼굴이 단단해졌다.
“내일 게임 시간 압수당하고 싶어?”
“쉬 마려워서 나온 거야. 진짜라니까!”
내가 그 모드를 그렇게 원한 건 단순히 총 때문이 아니다.
탈 것까지 완벽하게 구현된 모드였다.
유튜브에서 본 그 헬리콥터가 진짜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헬기를 타고 하늘을 날면서 스나이퍼를 쏠 수 있다니.
그 그래픽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딱 하나 걱정되는 게 있었다.
도대체 총을 어떻게 얻는 걸까?
명령어 한 줄이면 바로 지급될까.
아니면 재료를 모아 작업대에서 제작해야 할까.
탄창은 또 따로 만들어야 하나.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아, 너무 궁금하다.
아빠는 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막히면 공략을 찾아서 꼭 해결해 준다.
처음 마인크래프트를 시작했을 때도 복잡한 영어 명령어를
메모장에 또박또박 적어 책상 앞에 붙여줬다.
/function give:all_ammo
/function give:all_modern_guns
/flight enable
덕분에 이제는 메모장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칠 수 있다.
가끔 닌텐도를 같이 하다가 내가
“이제 싱글로 혼자 할래.”
하면 아빠는 살짝 서운한 얼굴로 말한다.
“치사하게 혼자 하냐? 너 한참 했잖아.
아빠 오래 기다렸어. 이제 멀티하자.”
아빠는 웃으면서 콘트롤러를 낚아챘다.
게임하는 날 아빠는
아빠가 아니라 그냥 내 친구다.
그것도 나보다 게임을 더 좋아하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