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m Reap, Cambodia
"이번 여행이 처음이라고요?"
"네."
"그럼 내년 이맘때도 어딘가를 헤매고 있겠네요.
그리고 내년의 내년에도."
도미토리 침대에 앉아 지도와 가이드북, 그리고 잡다한 메모들을 한껏 펼쳐 놓고 다음 일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인도에서 긴 여행을 하고 왔다는 그녀가 내게 말했다.
“여행 계획의 80%만 맞아도 그건 불행한 여행이에요.”
“네? 80%’도’ 안 맞으면 불행한 여행이라고요?”
나는 되물었고 그녀가 다시 대답했다.
“아니요. 80%‘만’ 맞아도 그건 불행한 여행이라고요.
그러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그렇게 계획한 대로 생각한 대로만 여행을 하면 얼마나 지루할까, 심심할까.
생각해온 여행 중에서 한 70%만, 아니 그보다도 덜 해보려고 해 봐요.
의외의 일들이 일어날 여지를 만드는 거죠.
그럼, 그 빈틈 사이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날 거예요.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행복했다고 이야기하겠죠.”
오래전 여행을 하고 몇 년 동안 글을 쓰고 사진을 다듬고 몇 해 전 책을 만들었습니다.
브런치에 새로운 글을 쓰기 전에 책에 실은 글 중 좋아하는 글, 편집 과정 중 빠진 글, 사진이나 그림을 더 보여주고 싶었던 페이지를 중심으로 다시 올려보려 합니다.
책을 봐주신 분들께는 다시 여행을 떠올리는 계기로, 아직 본적이 없으신 분께는 답답한 일상에서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Instgram: @310.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