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와 켐페가 완성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부재의 미학
Eposode.7
정경화는 한국 클래식 음악사에서 단 하나의 장면입니다.
세계 무대와 거의 연결되지 않던 시절,
혼자 외국에 건너가 자신의 소리를 정면으로 내밀어
관객과 평론가 모두를 설득해야 했던 사람.
그의 여정은 기다림과 고독,
그리고 부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한 줄기의 선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여정은 브루흐의 음악과 베케트의 실존적 세계가 만나는 지점과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Eposode.8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화려한 폭발보다 조용한 떨림을 더 믿는 음악입니다.
그 절제의 공간에서 감정이 더 깊어지고,
부재는 오히려 존재를 더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정경화와 켐페, 로열 필하모닉이 함께 남긴 이 녹음은
그 사실을 가장 아름답게 증명합니다.
고도는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과 마주합니다.
브루흐의 이 협주곡은 바로 그 감정을 음악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마지막 음이 사라진 뒤에도 마음 안쪽에서 또 하나의 선율이 계속 울리는 이유는
어쩌면 그 선율이 ‘오지 않는 것의 자리’에서 피어난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3악장 - Finale, Allegro energico(피날레, 빠르고 힘차게)
https://www.youtube.com/watch?v=oIghIGUVc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