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의 교향곡 d단조와 두 손 사이의 음악
2악장 - Allegretto(경쾌하게)
https://www.youtube.com/watch?v=dhdEYb4dQZQ
Episode.3
첫 악장은 낮은 현악의 어두운 화성으로 문을 엽니다.
바이올린이 빛을 내기 전, 비올라와 첼로가 먼저 음영을 깔고,
그 위로 클라리넷과 바순이 조심스럽게 선율을 얹습니다.
이때 소리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공간을 채웁니다.
알레그로로 넘어가 주선율이 제시되지만,
이 선율은 결코 독주처럼 전면에 나서지 않습니다.
현악이 주제를 말하면, 목관은 곧바로 대선율로 이를 감싸며 균형을 맞춥니다.
프랑크에게 주선율은 늘 관계 속에 있습니다.
하나의 생각은 혼자 서지 않고, 다른 생각들과 함께 울리며 의미를 얻습니다.
이 악장에서 제시된 주제들이 이후 악장들에서 반복되어 돌아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의 순환 형식은 기교가 아니라, 생각이 되돌아오는 방식입니다.
Episode.4
두 번째 악장은 이 교향곡의 내면을 가장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하프와 현악의 피치카토가 일정한 걸음을 만들고,
그 위로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주선율을 이끕니다.
이 선율은 노래처럼 들리지만 감정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현악은 여전히 바닥을 지키며 시간을 유지하고,
목관이 말하듯 선율을 이어갑니다.
중간부에서 현악이 선율을 넘겨받을 때에도 음악은 고조를 향해 달리지 않습니다.
음색만 조금 깊어질 뿐입니다.
이 악장은 번쩍이는 깨달음이 아니라,
매일 같은 속도로 반복되는 기도의 시간에 가깝습니다.
Episode.5
마지막 악장은 밝은 조성을 향해 나아가지만, 승리를 선언하지 않습니다.
금관이 힘을 얻고 현악이 넓게 펼쳐질 때에도 음악은 자신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앞선 악장에서 등장했던 주제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이 결말이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이미 걸어온 길의 정리임을 분명히 합니다.
트럼펫과 호른이 제시하는 선율은 당당하지만,
곧 목관이 이를 부드럽게 받아내며 균형을 맞춥니다.
프랑크의 밝음은 환희가 아니라 수용에 가깝습니다.
이 교향곡은 끝내 싸워 이기지 않습니다.
대신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그 자리에 머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