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완공되지 않기 위해 지어진 것들(1)

브루크너 교향곡 9번과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머무는 시간

by 클래식덕후문쌤

브루크너 교향곡 9번 1악장 - Feierlich, misterioso(장엄하게, 신비롭게)

https://www.youtube.com/watch?v=TJgxZVZgICo

- Sergiu Celibidache, Munchner Philharmoniker

- 1995.9.10, 가스테이그 필하모니아홀



Episode.1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을 생각할 때마다


저는 ‘미완성’이라는 단어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흔히 완성되지 못한 교향곡으로 불리지만,


듣고 있노라면 오히려 완성을 향해 가는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던 음악처럼 느껴집니다.


악보 첫머리에 적힌 “사랑하는 신에게”라는 헌사는 결론의 선언이 아니라,


멈춤의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 교향곡은 신을 향해 달려가지 않습니다.


신 앞에 서서, 말을 아끼는 인간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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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2


이 작품이 쓰인 시기를 떠올리면, 이 태도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안톤 브루크너는 교향곡 8번 이후


이미 자신의 음악 세계를 극단까지 밀어붙인 상태였습니다.


9번을 작곡하던 말년의 그는 병약했고,


집착적으로 악보를 고치며 기도문과 숫자를 함께 적어 내려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교향곡은 의욕의 산물이 아니라,


점점 줄어드는 말,


점점 느려지는 호흡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결국 그는 4악장을 끝내 남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작품은 세 악장만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 결핍은 실패가 아니라, 이 음악의 본질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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