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다비드와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이 서 있는 자리
브루크너 교향곡 5번 4악장 - Finale. Adagio - Allegro moderato(피날레. 아다지오—그리고 절제된 빠르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Oz9kAWCCvgI&list=OLAK5uy_lCsjNbkSRFKjMNsf2Rd6K8qyaqEnDD42A&index=4
Episode.10
이 순간, 브루크너의 음악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둘 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서사를 최소화하며,
형식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다비드는 움직이지 않지만,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서 있고,
브루크너의 4악장은 폭발하지 않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필요 없는 완결에 도달합니다.
Episode.10
그래서 이 두 작품이 주는 감동은 즉각적이지 않습니다.
대신 오래 남습니다.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힘.
설득하지 않기에 위대한 예술.
미켈란젤로와 브루크너,
그리고 반트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예술은 감정을 흔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형식이 끝까지 자신을 지켜 낼 수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