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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Jul 08. 2023

전원일기는 추억이자 농촌 드라마의 전설이다.

MBC 전설의 드라마 전원일기가 현재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2년 동안 방영한 드라마, 농촌을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열연했던 드라마, 정겨운 음악 소리와 함께 나오는 농촌 풍경, 어린 시절에는 몰랐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야 왜 그 시절이 아련하고 추억에 남는 지를 보여주는 드라마, 이 정도면 다들 아셨을 것이다.


'전원일기' 이번 추억거리는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이자 현재까지 전설 아닌 그 이상의 가치로 남아있는 전원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1980년부터 시작해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까지 무려 22년을 방송했다. 그래서 당시 젋은 배우들은 중년 혹은 노년에 가까운 나이에 드라마를 마무리했고, PD도 여러번 바뀌는 등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결을 지켜왔다. 당연히 기존 배우들 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한 번 이상은 출연했고, 아역배우들이 나중에 성장을 해서 어른이 되어 열연하는 타임워프도 있었다. 그리고 어른 실제로 영남 역을 맡은 남성진씨, 어른 복길 역을 맡은 김지영 씨는 결혼을 했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화제도 많고, 상징성도 많고, 시대적 요소도 많고, 농촌의 현실을 아주 잘 보여줬으며, 당시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보수적인 문제 및 공감하기 어려운 요소들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는 나쁜 점보다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다고 할 수 있다. 22년을 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본론으로 넘어가면, 김회장 댁을 중심으로, 일용이 댁, 그밖에 부녀 회장 댁,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 쌍봉댁 등등 여러 집들이 나와서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주간 드라마이다. 이어가는 장면보다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농촌 사회에서 겪는 현실과 서로 간의 대화나 소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습, 그리고 집안 내 갈등 및 혹은 돈 문제 등 소소하게 우리가 겪는 현실을 세세하게 보여줬다. 물론, 이 드라마는 정말 연기자들이 그만큼 실감나게 연기를 했기에 명장면이 많았고 우리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전원일기가 기존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면 장수 드라마라는 점이다. 20년 넘게 방송한 것은 말 그대로 한 세대를 보여준 것이다.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가 겪는 농촌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필자는 사실 1980년대에 방송한 전원일기를 단 한 번도 시청한 적이 없다. 훗날, 케이블 TV를 통해 녹화된 여러 에피소드를 봤는데 정말 격세지감이나 다름없었다. 소위, 세대 갈등 혹은 남존여비 등 갈등적 요소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당시 시청자들은 뭐라할까 큰 비난과 항의 없이 방송을 봤다는 점에서 당시에는 우리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권리에 대해 잘 몰랐고, 순응 속에 살아야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필자가 1990년대부터 봤던 전원일기는 1980년대와는 달랐다. 그 때는 당시 1990년대의 요소를 잘 보여줬다. 농산물 값 폭등과 하락에 따른 문제, 농삿일에 따른 각종 비용 문제로 인한 갈등, 그리고 농촌 총각을 맡았던 고 박윤배 씨(응삼 역)의 슬픈 현실 등이 대중들을 공감시켰다. 그리고, 간간이 브릿지 식으로 명절 농촌 모습과 외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갈등, 읍내에서의 사람들과 다툼과 기타 여러 요소들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필자는 어렸지만 농촌의 현실이 정말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전원일기에도 변화가 있었다. 바로 아역배우들이 사라지고 그들이 어른으로 되어서 일어나는 타임워프가 생긴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변화는 당시 전원일기의 시청률 현실을 보여준 방증일 것이다. 다시 말해, 변화를 꾀한 것이다. 기존의 연기자들과 아역 배우로는 꾸준히 이끌 수 없고, 시청자들의 관점과 실제 우리나라의 사는 모습도 많이 바뀌었기에 드라마도 이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드라마가 보다 젊어지고, 더욱 현실적인 시스템을 바뀐 것 같았다.


단편 드라마나 영화는 틀에 맞춰서 현실을 반영하고, 이에 맞춰 상상을 가하는 예술 작품인데, 전원일기는 그 방송 기간과 현실이 워낙 길어서 결국 대세에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랜 시간 동안 방영을 했기에 소재 고갈도 있었고, 시대가 변하는 만큼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지면서 시청률은 낮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과정 끝에, 2002년 그렇게 전원일기는 막을 내렸다.


전원일기가 끝난 지 무려 20년이 지났다. 전원일기는 대중들의 마음에서 잊혀지다가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회장님네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지금은 그것이 희석되어 왕년의 스타들이 출연하는 회고 예능 스타일로 바뀌었지만, 초창기에 봤던 시청자들은 아주 반가워했고, 당시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아직도 전원일기에 대한 추억과 함께 현실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이 드라마를 통해 성장했고, 마지막편도 봤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전원일기는 단순히 20년 이상 방송한 드라마가 아니다. 여전히 우리 마음 속에 남은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상징성을 3가지로 나열해보고 싶다.


1. 장수 드라마로써 우리 마음을 아주 훈훈하게 만들었다 ~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고, 스타일이 바뀌었음에도 이 드라마는 농촌이라는 무대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사실적으로 반영했다. 그래서 상징성이 컸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기억에 남는 지도 모른다. 훈훈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 드라마의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 멋진 추억이자 공감, 그리고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2. 농촌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 농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보여줬다. 농사란 합법적인 도박이라는 격언 아닌 격언이 있듯이, 예측 불허인 경우가 허다하다. 폭등과 폭락 속에 농민들은 고통 아닌 고통을 겪고, 경매 시장에서 겪는 고통, 빚과 각종 자금 문제에 갈등하는 농민들의 모습 등등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농촌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1세기인 현재도 농가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농업이 어려운 지를 새삼스럽게 인지할 수 있다.


3. 시대 사항의 변화가 뚜렸했다 ~ 앞서 적었던 세대 갈등, 공감 부족, 남존 여비 등 소위 잘못되고 왜곡된 예의 범절과 유교 의식이 있어서 현재 시청자들이 과거 1980년대의 전원일기를 보면 아주 놀랍다고 한다. 물론, 당시 시대가 그러했기에 지금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당시 사항을 실감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문화적인 충격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드라마가 허구인 것은 다들 알겠지만, 그만큼 전원일기가 보여준 농촌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겪는 문화적인 갈등과 해결의 어려움이라는 묘사는 상징성이 컸다.


이상으로 짧게나마 '전원일기'에 대한 추억을 적어보았다. 이 드라마는 1980년에 시작해 22년을 방송했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당시 1980년대에서 90년대의 아이들은 현재 어른이 되었고, 현재의 어른이 자녀들을 낳아서 이 자녀들이 당시 방송된 전원일기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것이다. 재미라는 것이 무엇인가? 공감하고, 이해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감동을 느끼면서 우리 마음 속의 공허함과 고난을 말끔히 없애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적어도 이 드라마는 농촌이라는 한정된 테두리였지만, 그 테두리 속에서 모든 공감과 재미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민 드라마로써 역사적인 보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보물을 잘 간직하려면 열심히 보고, 재미 느끼고, 감동을 즐기면 된다. 틈나는대로 전원일기 보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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