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대구의 동성로, 중앙로, 반월당 방문
대구광역시의 메카 동성로, 남성로, 중앙로, 반월당 주변을 방문하다.
늦여름이었던 8월 말, 나는 오전 7시에 기상했다. 대구 방문을 위해서 일찍 깨어났다. 대구에 여행을 가고 싶었다. 사실, 대구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이 없다. 친척이 몇 분 있으셔서 방학이나 기타 기념일에 자주 대구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방문들은 자의가 아닌 부모님과 함께 갔던 것이기에 나 스스로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야 혼자 대구를 구경하는 것이다.
대구를 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열차도 있고, 버스도 있기 때문이다. 승차감이 편안한 열차를 타고 대구로 향했다. 내가 대구를 8월 말에 방문한 이유는 워낙 덥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대구에 거주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타 지역 분들은 대구의 여름을 체험하면 모두 기절할 것이다. 아침인데도 그만큼 푹푹 찌는 날씨이다. 괜히, 대프리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다.
그 무더운 여름을 피하고, 약간 덜 더운 늦여름의 대구는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말에 방문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날씨가 나아졌으니 너도 나도 다 나들이하러 오는 것이다. 대구의 메카는 바로 동성로와 반월당 일대이다. 이곳에는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동행하는 말 그대로 평범한 인간 중에 한 명이었다.
대구역에 내려서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동성로가 시작된다. 동성로부터 중앙로를 거쳐 반월당까지는 나의 걸음으로 약 25분 정도이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하면 30분 정도는 걸릴 정도로 긴 코스이다. 이 긴 코스에서 구경할 곳을 여러 가지 남겨보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구경한 곳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적어보겠다.
역에서 내리면 2가지 방법으로 동성로를 갈 수 있다. 지하로 내려가서 가는 방법과 아니면 지상으로 가서 횡단보도를 이용해 가는 방법이다. 나는 전자를 추천한다. 이유는 더위 때문이다. 아무래도 지하로 가는 것이 수월하고, 분위기도 선선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상으로 가도 되지만 한여름에는 걷기가 엄청 힘들고, 길이 은근 복잡해서 잘못 방향을 잡으면 더위를 먹고,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동성로 초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분수대이다. 여름에는 이 분수대에서 물이 뿜어져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항상, 대구의 여름에 대한 뉴스 소식이 나오면 이 분수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늘 나온다. 그만큼 이 분수대는 여름에는 가장 유명한 명소이자 아이들의 지상낙원이다.
분수대를 지나 좀 더 걸으면 금은방 거리, 또 조금만 지나면 번화가 다시 말해 옷가게, 오락실, 음식점 등이 갈래갈래 나온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갈림길이 여러 번 나오는데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는 코스를 정해서 구경하는 것이 좋다. 시간을 벌고, 더위에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은근 갈래길이 많고 복잡한 점도 있다. 나는 여러 갈래길 구경을 하지 않고, 쭉 직선으로 간다. 조금만 더 걸으면 중앙로가 나온다.
중앙로. 과거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던 중앙로역이다. 이제는 그곳도 많이 바뀐 상태이다. 주변에는 극장이 있고, 지하로 가면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고, 지하와 지상으로 이어지는 대형 서점이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싶으면 중앙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주변 근처에 유흥거리가 꽤 있고, 먹거리도 있으니 영화를 보고, 간식도 챙겨 먹고, 책도 볼 수 있는 등 주변에서 3가지만 해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아주 알짜배기 구역이다.
이 알짜배기 구역을 지나면 여러 가게들이 나온다. 대도시처럼 흔한 상점들이 많다. 천천히 구경해도 된다. 다만, 휴대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잘못 걸리면 최소 30분은 잡힌다. 그 사람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홍보하고 정당하게 물건을 판매하지만, 우리에게는 시간 낭비가 우려되기에 불가피한 해결책인 것이다. 따라서 그쪽으로 가지 말고 반대쪽 측면으로 걸어가면 좀 더 수월하게 구경할 수 있다.
조금 더 가다 보면 학원가가 있고, 또 지나면 약령시장이 나온다. 약령시장은 동성로 근처인 남성로에 위치했는데 역사가 약 350년 정도 된다고 한다. 그만큼 전통을 자랑하는 시장인만큼 구경하고 싶으면 천천히 둘러봐도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위치 서비스가 좋으니 사전에 그 주변을 익혀서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온갖 한약과 약재들이 거리에 있어 신기함을 만끽할 수 있다.
거의 끝을 가면 반월당이 나온다. 근처에 반월당역이 있는데. 더위에 지쳤다면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말 그대로 거기에는 지하상가를 포함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다. 식당은 기본이요, 오락실도 있고, 옷가게도 있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도 있다. 놀라운 것은, 이 반월당역의 출구 수가 무려 43개이다. 전국 지하철 출구 수 중 제일 많다. 그래서 이 출구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 빠져나오면 엉뚱한 곳으로 나와서 나중에 돌아가기가 힘들어진다. 가뜩이나 대구 더위까지 시달릴 수 있고,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극심해진다. 조심해야 한다.
반월당역 지하상가는 유동인구가 엄청 많다. 관광객도 있고,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쇼핑하는 분들도 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많고, 우리처럼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는 등 정말 전쟁터처럼 복잡하다. 그래서 지상에서 산책하기 어렵다면 이 지하에서 산책해도 된다. 최소, 왕복 30~40분 정도는 보장한다. 괜히, 지상에서 땀 흘리지 말고 이 지하상가를 한 번 걸어보며 사람 구경도 하고, 가게들도 구경하면서 인생을 한 번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동성로, 남성로, 중앙로, 반월당을 꼼꼼하게 구경하면 거의 저녁때가 된다. 대구의 여름은 무지 덥기에 저녁과 밤에는 사람들이 더욱 넘친다. 그래서 수많은 조명 속에 사람들이 지나가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장관이다. 그것을 아마 사진으로 남겼다면 나름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이 대구 번화가를 구경하고 다시 열차를 타고 집으로 간다. 대구의 더위에 지쳐 물을 여러 번 마시고, 쉼터에서 쉬어도 대구의 무더위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기차 안에서 쬐는 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밖에는 노을이 지고, 점점 밤이 되어갔다. 잠시, 눈을 붙이고, 내가 내릴 곳의 안내 방송이 나오고 집에 도착하면 대구 여행은 마무리된다.
대구는 동성로 말고도 여행할 곳과 관광지가 많다. 다만, 내가 그 관광지들을 구경하지 못하고, 동성로와 반월당을 자주 갔기 때문에 이 주변을 중심으로 글을 남긴 것이다. 대구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싶으면 자료를 찾아서 나름 계획을 세워 여행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 홀로 여행을 하려면 계획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구는 관광지로서 가치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여전히 대구는 여름에 덥다. 그럼에도 대구는 번화가에서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늘 시간이 되면 방문을 한다. 이렇게 대구 주변 번화가는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 가게도 바뀌고, 사람들의 모습도 바뀌고, 환경도 변하지만 동성로라는 3글자는 늘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다. 대구 여행. 늦여름에 방문한다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좋은 인생 한 조각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