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by 써머

책상 위에 역사 일력이 있다.

일어나면 화장실에 갔다가 책상 앞에 앉는다.

일력은 아침마다 그날 하루 가장 먼저 나와 대화한다.


1926년 12월 28일 나석주의 의거

의열단 나석주는 스포츠 머리에 우락부락한 얼굴이다.

그는 호기롭게 폭탄을 들고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달려갔다.


그가 던진 폭탄은 모두 터지지 않았다.

나석주는 명동 을지로를 내달리며 그를 쫓는 일본 경찰들에게 총을 쐈다.

힘이 빠지자 전봇대에 기대서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권총을 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숨지지는 않았다.


대신에 일본 경찰에게 잡혀 심문을 받았다.

눈을 감기 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밝혔다.


12월 28일 독립운동가 나석주 사망

의거보다 그의 죽음이 더욱 인상깊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12월 28일의 아침, 나는 그를 만날 것이다.


육체를 잃은 그의 삶은 사라지고

그의 삶의 의미는 제삼자인 나에게 옮겨진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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