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by 써머

뼈다귀탕을 좋아한다.

아마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아닐까.

뼈다귀탕을 처음 먹은 날을 기억한다.

그날은 평일인데도 아빠가 집에 계셨다.

점심이 가까울 무렵 아빠가 요리를 시작했다.

남자들은 밥상도 따로 두던 우리 집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요리하는 아빠는 조금은 엉성했고 꽤 유쾌했다.

비닐에 담긴 빨간 뼈다귀와 텃밭에서 따 온 배추가 재료의 끝.

아빠는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서 한참 동안 뼈다귀를 손질했다.

그리고는 냄비 대신 통이 깊고 낡은 보온 밥솥을 가져와 뼈다귀들을 담았다.


다음은 채소 차례

칼이나 도마는 필요 없다. 흐르는 물에 두어번 헹굼질만 한 배추가 듬성듬성 뜯겨 솥에 담겼다.

흥얼거리는 아빠의 콧노래가 보너스 양념.


나는 부엌에서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루종일 뼈빠지게 일하다가 왔는데.. "

내내 한숨을 쉬던 엄마에게서는 볼 수 없던 의외의 장면이었다.


“먹어볼래?”

기다란 밥솥이 통째로 상 위에 올라왔다.

뼈다귀는 핏물이 다 빠져 보기 좋았고, 배추도 충분히 잘 익었다.

살이 두툼한 뼈다귀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 맛이 끝내줬다.

“맛있어! 아빠 이게 뭐야?”

“음... 이거 뼈 딸린 국. 뼛국!”


피는 사라졌다 생겨나는 갱신의 존재이나 뼈는 죽을 때까지 내 몸을 떠나지 못한다.

지금 나는 내 뼛속에 흐르는 한량기가 누구에게서 온 건지 뼈다귀탕을 앞에 두고 소회에 잠긴다.


ㅋㅋ

월요일 연재
이전 28화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