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초코파이 바나나를 건넸다.
"아이쿠! 안 그래도 입이 심심해 하던 차인데!"
엄마의 반색에 웃음이 터졌다.
"우리 엄마가 초콜렛을 좋아하는구나, 몰랐네~"
"먹는 낙 밖에 없어서"
언제부터 엄마의 낙이 군것질이었나. 젊은 시절 엄마는 과자, 주스 등 군것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단 한번 간식을 사주신 일이 없다. 엄마의 심부름은 주로 생필품이었다. 저녁이 되면 가끔, 엄마의 심부름으로 라면이나 국수 같은 것들을 사러 갔다. 엄마는 일찍 일을 나가셔서 아침엔 얼굴을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대신에 집에 돌아오시면, 청소도 안했냐, 설거지도 안했냐 하며 혼구녕을 내셨다. 자기는 하루종일 뼈빠지게 나가서 일 하다 오는데, 너희들은 뭐하고 있냐며 역정을 내셨다. 나는 엄마가 언제 한번 내게 청소하는 법이든 설거지 하는 법이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엄마가 밖에 나가면 아이들은 집안일을 하고 기다려야 한다고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알았다. 배우지도 못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혼이 나는 것은 억울했다.
방에 들어와서 초코바 상자를 열었다. 12개입 네 명인 우리 가족에게 세 개씩 나누어 주면 된다.
"또 나오네?"
"먹는 낙 밖에 없다고 하니까"
엄마는 아까 받은 초코파이는 텔레비전 아래 바구니에 담고는 손을 대지 않으셨지만 금방 받은 초코바는 하나를 까서 얼른 입에 넣으신다. 빗자루로 매를 때리시던 젊은 엄마의 얼굴을 떠올린다. 엄마를 웃게 하는 일이 이렇게도 쉬웠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