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by 써머

종종 <모모> 이야기를 떠올린다.

모모가 살던 마을에 어느 날 회색인간이란 존재가 나타난다. 그들은 사람들을 찾아가 시간을 저축해야 한다고 설득하는데 어른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일들을 제거하면서 살겠다고 약속한다. 회색 인간들이 어른들의 삶에 훼방을 놓는 순간, 어른들은 자신의 뜻에 따라 살지 못하고 늘 시간에 쫓기는 엉망진창의 삶을 살게 된다. 회색인간은 사람들에게서 시간을 훔쳐 살아가는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어른들은 회색인간의 실체를 곧 잊어버린다.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

일에 쫓겨서 가족과의 대화를 잊어버리고 자신의 건강을 소홀히 다룬다. 우리는 시간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종종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지금 하는 일을 빨리 해치우려고 하고 그러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믿는다. 시간의 여유를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느라 오히려 시간을 잃어버리는 아이러니다.


모든 사람은 가슴 속에 자신은 볼 수 없는 한 송이 시간의 꽃을 갖고 있다. 이 꽃은 사람이 깨어 있는 동안엔 볼 수 없고 오직 깊은 고요 속에서만 피어난다. 그리고 회색인간처럼 시간을 물리적인 대상으로 여긴다면 그 꽃은 시들거나 피어나지 못한다.

작가인 미하엘 엔데는 아름다운 비유를 통해 사람들이 시간의 본질에 대해 깨우치기를 응원한다. 고요함, 경청, 사랑, 진실된 존재와 함께 한다면 삶은 충만해질 것이다.


언젠가부터 하루를 살아가면 내 수명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게임 속 캐릭터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생명력 게이지를 조금씩 잃어가는 것처럼. 시간의 꽃은 깨어있는 동안 스스로는 볼 수 없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시간을 인식하지 말고 삶의 순간마다 몰입하라는 메시지를 아로새기는 지금 그 꽃이 보이는 듯 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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