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하던 중일까? 나의 기억은 어떤 실마리도 찾을 수 없다.
사진 속의 약간 숙인 몸, 무언가를 응시하는 듯한 고개 등을 통해 ‘아마 기념품을 고르고 있던 모양이군’이라며 유추할 뿐이다.
맞지 않는 구도, 흐릿한 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보다는 펑키한 패션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자랑하는 저 여인이 더욱 주인공스럽지만 초점은 분명 나에게 맞추어져 있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는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그걸 실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이야기라면 관중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 준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첫 번째 관중이 되었다.